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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중계 법석/조재용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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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중계 법석/조재용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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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공전을 한 국회가 29일 또한차례 법석을 떨었다.이날부터 시작된 정당 대표연설의 TV생중계 문제였다. 방송사가 생중계를 편성에서 제외시킨데 대해 민주당은 발끈했다.

이 바람에 상오 10시로 예정됐던 김종필 민자대표의 연설은 하오 2시로 연기됐다.

회의시작을 상오로 알고 본회의장에 왔던 전 국무위원들과 대다수 의원들은 영문도 모른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뒤늦게 회의시작이 늦어진 이유를 안 의원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도대체 생중계가 뭐길래 회의시작이 늦어져야 하는가』라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문제제기를 한 민주당에서조차 『이기택대표가 지나치게 양김시대를 의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TV 생중계 여부는 방송사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항이다. 방송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국회의장에게 승인을 요청하는 절차를 밟는다. 또 국회측이 필요할 경우 방송사에 생중계 요청을 할수도 있다.

29일 상오까지 방송사의 승인요청도 국회측의 중계요청도 없었다.

이런 절차문제를 떠나 국회의 대표연설 생중계가 지금까지 관례로 인식돼온 것은 사실이다. 민주당이 생중계가 안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펄쩍 뛰면서 댄 이유도 국회의 관례였다. 민주당이 새정부 출범이후 가뜩이나 위축된 국회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떨쳐 버리기위해 생중계에 집착하는 것은 그런대로 일리가 있다. 또 이 민주대표가 대표취임후 첫 본회의 연설을 생중계 속에 하고싶은 점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에 연설 생중계가 그렇게 중요했다면 미리 꼼꼼하게 챙겨보는 자세가 마땅했다. 방송사가 생중계를 하지않기로 결정된뒤에서야 화들짝거리는 모습은 요즘 민주당이 바깥사정 돌아가는 형편을 한참 안일하게 보고있다는 반증밖에 되지않는다.

방송사는 이미 두대표 연설이 뉴스비중이 낮다고 생각해 생중계를 하지않기로 결정했고 또 일반 국민들의 눈이 정치권의 관계를 더 이상 타성적으로 보고있지도 않다.

부랴부랴 TV에 의해 생중계된 대표연설은 「억지춘향이」의 모습이었고 원내 전략부재로 갈팡질팡하는 민주당의 현주소가 짙게 배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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