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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여론에 밀려 강경론 철회/국회공전 하루만에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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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여론에 밀려 강경론 철회/국회공전 하루만에 정상화

입력
1993.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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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진통끝 「이 의원 처리」 보류/사퇴안 예상밖 부표 한때 술렁박준규의장 사퇴건과 이동근의원 석방결의안 처리문제를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공전됐던 국회가 하루만인 27일 정상화됐다.

우여곡절끝에 당론을 모은 민주당의 입장정리에 따라 가까스로 열린 본회의는 첫 안건으로 자신들이 1년전에 뽑았던 박 의장의 사퇴건을 처리함으로써 개혁바람의 한가운데 서있는 정치권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특히 박 의장 사임건과 표결에서는 예상보다 많은 산표가 나와 이를 둘러싸고 민자당내의 반란표냐,민주당의 반대표냐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하오 3시30분께 황낙주 의장직무대리의 사회로 열린 본회의는 유성환의원 등 5명의 의원선서와 인사말에 이어 곧바로 박준규 국회의장 사임의 건을 상정.

황 직무대행은 『박 의장의 석명서는 이미 배포됐으나 여야 총무간의 합의대로 의사국장이 낭독하기로 했다』며 강천구 의사국장에게 석명서를 낭독을 지시.

이어 표결에 들어가기전에 조세형의원(민주)이 의사진행 발언에 나서 『박 의장 사임의 건이 정상절차에 의해 처리되지 않고 있다』고 공박.

조 의원은 『국회의장이 정치적·도덕적 이유로 사퇴하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로 중차대한 헌정사적 의미를 갖는다』고 포문을 연뒤 『따라서 본인이 출석해 직접 석명하거나 윤리적 문제라면 국회윤리위의 심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

조 의원의 발언이 끝난이후 본회의는 하오 4시10분께 박 의장 사임의 건에 관한 표결에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이만섭의장 선출건,운영·국방위원장 선출건의 순으로 순조롭게 표결을 진행.

○…이날 선서를 마친 강부자의원을 필두로 표결에 들어간 의원들은 10분만에 표결을 종료하고 개표가 끝날 때까지 삼삼오오 모여 결과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는 등 긴장하는 모습.

황 의장대리는 하오 4시30분 최종 개표결과를 발표하면서 반대표가 의외로 많이 나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다소 격앙된 목소리.

의원들은 찬성 1백91,반대 68,기권 7,무효 2표라는 결과가 발표되자 사퇴안 처리사실보다도 반대 및 기권표가 어느 당에서 나왔느냐를 놓고 잠시 술렁.

○…박 의장 사퇴안이 가결된뒤 하오 4시35분부터 시작된 신임의장 선출투표는 하오 5시5분에 종료.

투표결과 총 2백69표의 유효표중 민자당이 내정한 이만섭의원이 2백17표를 얻어 무리없이 입법부 수장자리에 안착.

이 신임의장은 당선확정뒤 5분여동안의 인사말을 통해 『일하는 국회상의 정립을 통해 실추된 국회의 권위를 회복하자』고 역설.

이어 연기명 투표로 실시된 상임위원장 선출은 유효표 2백71표중 2백45표를 얻은 김영구의원(민자)이 운영위원장으로,2백49표를 얻은 싱상우의원(민자)이 국방위원장에 확정.

○…국회 정상화는 3차례나 무산된 끝에 낮 12시40분께 가까스로 이뤄진 여야 총무회담의 소산.

그러나 여야 총무들은 이 회담에서 천신만고끝에 정상화 방안을 확정해 놓고서도 이를 바로 발표하지 못하고 다시 당에 돌아가 「추인」 받는 등 「실세」 총무가 아님을 스스로 입증.

당초 총무회담은 이날 상오 9시30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민주당측의 의원총회 일정 때문에 상오 10시,상오 11시 등으로 연기를 거듭.

낮 12시40분께 국회 귀빈식당에서 어렵사리 얼굴을 마주한 양당 총무는 와이셔츠 바람으로 설렁탕을 함께 들며 본격적인 국회정상화 협상을 진행.

회담후 이들은 소속당 지도부에 협상내용을 보고,추인받은 결과를 전화접촉을 통해 확인한뒤 김 민자 총무는 하오 1시55분께,김 민주 총무는 하오 2시께야 「본회의 속개」를 각각 공표.

○…민주당은 최고위원 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박 의장 사퇴절차와 관련한 「고집」을 꺾기로 결정,하루만에 여론에 굴복.

이날 상오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는 『더이상 박 의장 문제로 국회를 공전시킬 수 없다』는 합의에 쉽사리 도달해놓고 이같은 태도변화의 요인으로 박 의장의 어정쩡한 태도를 뒤늦게 집중 거론.

『의장은 커녕 의원수준에도 못미치는 처신을 하고 있다』 『신상발언조차 할 용기가 없다면 의원직도 내놔야 한다』는 등의 성토가 무성.

이어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전날의 의원총회와 같은 초강경 지도부 성토는 없었으나 여전히 당지도부의 흐릿한 당운영방식에 대한 반발은 속출.

특히 이철 장기욱 김종완 신기하의원 등 비주류측 의원들이 이동근의원 석방결의안을 이날중 표결처리한다는 최고위원 회의 결정을 『저쪽 의도대로 놀아나는 꼴』이라고 비난하면서 『강경하게 대응해야 동료의원의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주장.

한때 전날의 최고위원 회의결정 뒤집기가 재연될듯하던 회의분위기는 「여론부담」이 활발히 제기되면서 한풀 꺾였고 김원기 최고위원과 김영배 전 최고위원의 설득성 발언으로 재까닥.

의총이 박 의장 문제는 사퇴서 낭독과 의사진행발언 정도로 털고,이 의원 문제는 처리를 보류해 기회를 노리기로 결정하고 끝나자 의원들은 대부분 『잘됐다』 『속시원하다』고 홀가분한 표정.

○…민자당은 하오들어 국회가 정상화되고 박준규의장 사퇴의 건도 무난히 처리되자 「안도」하는 모습.

민자당 지도부는 박 의장 사퇴관련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내내 긴장감을 가추지 못했으나 별 탈없이 표결이 끝나자 비로소 웃음.<황영식·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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