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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의 「봉투」 고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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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의 「봉투」 고뇌(사설)

입력
1993.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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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시대를 살아오며 어느 분야이고 예외가 있으랴만,각급 학교 교사들의 마음 또한 무겁고 고달프리라 생각된다. 입시장사와 사학부정이 밝혀져 나라를 뒤흔든데서 드러났듯이 「교육비리」가 광범위하다는 것은 누구라도 체감하고 있는 사실이다.요즘 실시한 두갈래의 여론조사와 설문조사 결과는 교사와 교육기관에도 개혁이 절실함을 뒷받침한다. 어느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인의 44.4%가 뇌물성의 금품을 준 경험이 있으며,그 대상으로 교사가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부분을 갖고 전체에 외연시킬 수는 없지만 찜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가하면 서울 YMCA는 시내 초·중·고교 교사를 상대로 부패·비리의 실태를 알아보니,학교의 예산집행과 인사·평점·잡부금 징수에 관련한 비리가 많다는 것을 교사들 자신이 체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두가지 조사를 놓고 볼때 오늘의 교사들이 외우내환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교육현장 안팎의 파행과 비정상이 이런 정도다. 교육개혁과 정상화의 길이 얼마나 험난한가를 쉽게 예측케 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학교교육은 인간교육과 단절되어 사무화·상업화했다는 뼈아픈 지적을 받아온지 오래다.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돈봉투관계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일부의 반교육적인 소행이 전체 스승의 명예와 권위에 오물을 씌우는 어리석음이 슬플 따름이다. 교사와 학부모 서로를 더럽히는 봉투관행은 주고 받는 양쪽 모두의 책임이다. 소박한 선물이거나 마음의 정표라면 시비거리조차 될 수 없다. 분수에 넘치고 특정의 목적이나 효과를 노린 거래이기에 반드시 추방돼야 할 악폐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눈을 돌려 학교안을 살펴보면 한심한 구석이 흔하다. 육성회비의 쓰임새에 대해선 교사들간의 시각이 다르다. 잡부금 징수나 교과서와 부교재 채택에 따른 비리 또한 비슷하다. 학교운영이 제대로 공개되지 못하는 사정이 깔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오늘의 교육현장이 이대로 방치되거나 눈가림으로 넘어간다면 학교교육은 새로운 비리와 불만의 분화구로 변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을 미리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교육은 스스로 개혁바람을 불러들여야 한다. 사정보다 앞서는 자정능력이 절박하게 요구된다는 뜻이다. 교육은 자기 발견이자 창조이기 때문이다. 타율과 타의에 의해 이뤄지는 교육개혁은 임시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학교교육의 주역은 교사와 학생이며 다음이 학부모다. 3위 1체가 되어야 거듭날 수 있다. 스승은 바른교육을,학생과 학부모는 나보다 모두를 생각할 때 정상화의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부정부패 추방의 선봉은 당연히 교육이어야 한다. 교사가 힘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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