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때 예산으론 구입어려워/결정한후 청와대에 사후보고91년 3월 KFP(차세대 전투기사업)의 기종변경(F18에서 F16으로)을 발표했던 당시의 국방부장관 이종구씨는 26일 『기종변경에 청와대의 지침이나 압력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씨는 이날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개인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율곡사업에는 로비나 압력이 먹혀들어갈 소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KFP 기종이 변경된 이유는.
▲당시의 KEP 사업단 및 율곡사업관계자,조사기관 등이 동원돼 오랫동안 검토해서 얻은 결론에 따른 것이었다. 항간의 의혹과 달리 정치적 흑막이나 로비가 작용해서 된것은 결코 아니다.
기종변경 결정은 누가 했나.
▲90년 10월 취임했을 때 F18로 계약할 경우 당시확보된 예산규모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문제점이 이미 제기돼 있었다. 당초계약을 추진했던 MD사의 F18기 가격이 비싸졌기 때문이다.
기종변경 결정은 공군·국방부·합참관계자의 의견과 전력증강위원회 등의 재검토 결과를 받아들여 내가 한것이며 이과정에서 청와대 등 상부의 지침이나 압력은 없었다. 청와대에는 재검토 결과를 사후에 보고,재가 받았었다.
기종변경에는 당시의 한주석 공군 참모총장도 의견을 같이했으며 이양호 현 총장도 미국까지 직접 가 조사를 한 적이 있다.
기종변경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도 없었나.
▲없었다. 청와대측의 실무채널인 대통령 외교안보 수석보좌관실과 업무파악 차원에 접촉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이미 F18기로 결정돼 대통령 결재까지 났었는데.
▲그렇지 않다. 취임후 결재가 난 사실을 몰랐다. 재검토가 이뤄진 것은 대통령 최종결제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정용후 전 공군 참모총장은 당시 노태우대통령에게 세차례나 품신을 한끝에 재가를 받았다는데.
▲율곡사업보고는 어느 한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전력증강위원회 등 관계관이 함께한 자리에서 공식 보고하도록 돼있다. 정 전 총장의 말대로 청와대가 F16을 염두에 두었다면 재검토 지시를 하지 왜 결재를 했겠는가.
F16으로 바꾼이유는.
▲가격문제 때문이었다. 율곡사업에서 가장 고려해야될 점은 경제성,다른 무기와의 호환성,전투력증강 여부다. F18은 엔진이 두개여서 안정성이 높아 조종사들이 선호한것은 사실이나 F18로 결정할 경우 공군의 전력증강 사업비만으로는 부족해 육군과 해군의 전력증강 사업비를 끌어들여야할 상황이었다.
가격만 맞았으면 당연히 F18을 택했을 것이다.
로비설에 대해서는.
▲율곡사업은 구정대로 집행되게 돼있다. 이 과정에 로비나 압력이 먹혀 들어갈 소지는 없다.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 관계자는 역적이나 마찬가지다. 적어도 국방부차원에서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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