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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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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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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유교윤리의 근본은 충과 효에 있다. 동양사상에 있어서 효란 가족관계에 있어서뿐만 아니라 국가의 질서유지에서도 근간이 됐다. 그래서 「충효는 일본」이며 「효행은 백행의 근본」이라고 일컬었다. ◆「효」는 늙을 노자와 아들 자를 합해서 만든 글자다. 늙으신 부모를 자녀가 정성을 다해서 편안하게 모셔야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예기는 효의 세가지 힘쓸 점을 들고 있다. 첫째는 부모를 존경하는 것(존친) 둘째는 부모와 가족에게 욕되게 하지 않는 것(불욕) 셋째는 부모에게 좋은 음식을 드리고 봉양하는 것(능양)이다. ◆그러나 이런 전통적인 효의 개념도 급격한 산업화와 더불어 퇴색될대로 퇴색됐다. 핵가족과 황금만능사조의 물결속에 노인들이 발붙일 곳이 없어졌다. 게다가 우리 사회도 급속히 고령화,65세 이상 노인이 2백40만명이나 되며 그중에 무의탁노인이 5만명을 넘는다. 이들 노인의 대부분은 빈곤과 고독감에서 쓸쓸한 여생을 보내고 있다. ◆며칠전 경남 창녕에서는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한 8순 노모를 아들과 손자가 무허가 흥신소 직원들을 시켜 내다버려 숨지게 한 「현대판 고려장」사건이 일어났다. 사실 이런 반인륜적 사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병든 노부모를 효도관광이나 친척집에 가자고 속여 산과 들에 버리거나,양로원에 입원시킨뒤 돈을 보내지 않고 이사해버리는 경우도 흔히 보아왔다. 우리의 전통적인 윤리의식이 무너져가고 있다는 증거다. ◆효를 바탕으로 한 농경사회에서는 부모의 부양문제는 전적으로 가족에 맡겨졌다. 그러나 핵가족과 산업사회에서 노인을 부양하는 문제가 전적으로 가족과 가정의 몫이 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날로 고령화하는 추세에서 노후세대의 복지후생문제는 이제 사회가 국가의 몫이어야 한다. 정부 관계당국은 더 늦기전에 연금·보험·의료·시설 등 고령화사회에 따른 여러 노후세대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것은 언젠가는 노동력없는 「노후세대」가 될 현재 일하는 젊은세대의 책무이고 저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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