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한 돈세탁이 걸림돌수표추적조사는 어떻게 이뤄질까. 경원대 입시비리사건,군 인사비리,럭키개발 뇌물수수사건,동화은행사건 등 대형사건들이 하루를 멀다하고 터져나오고 있고 검찰이 수표추적을 통해 사건전모를 한꺼풀씩 벗겨내기 시작하자 수표추적 조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수표추적 조사결과에 따라 수사기관들은 일희일비가 교차되고 답보상태에 있는 수사도 추적결과만 나오면 일사천리로 급진전될 수 있을 정도로 수표추적작업은 사건해결에 핵심 열쇠가 되고 있다.
수표추적의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은행에서 발행된 수표가 누구의 손을 거쳐 어떻게 전달됐는가를 수표 일련변호와 뒷면에 이서한 사람의 이름을 통해 밝혀내는 것이다.
군 인사비리사건의 경우도 수표추적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수표로 인사청탁을 한 사람이 진급대상에서 제외된뒤 건네준 수표의 일부를 돌려받았는데 이 수표들이 자신이 건네준 수표와 번호가 달랐을 뿐만 아니라 승진한 다른 사람의 계좌에서 나온게 확인된 것이다.
전통적인 은행감독원의 수표추적방법은 잔액조회,입출금내역 조사,자원조사(출처조사) 등 3단계로 이루어진다. 동화은행의 경우 안영모행장은 물론 전 가족에 대해 이같은 3단계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즉 모든 금융기관에 대해 계좌가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한뒤 그 계좌의 입출금 현황 등을 조사하는 것이다. 돈을 제공한 사람은 물론 자금을 받은 상대자에 대한 조사도 똑같은 방식으로 실시된다.
통상 이같은 3단계 조사를 통해 자금이동의 윤곽이 드러나지만 교묘한 돈세탁과정을 거치면 자금추적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돈세탁은 크게 수표의 현금화,수표 바꿔치기,사채시장에서의 어음할인 등 세가지로 이루어진다.
돈세탁의 고전적인 수법인 수표현금화는 수표추적을 피해 여러가지 가명계좌를 거쳤다가 최종적으로 현금을 찾아가는 방법. 지난해 현대중공업 비자금 사건때 현대전자는 이런 방법으로 하루에 30억원의 현찰을 조달해 간바 있다. 그러나 은행지점들의 하루 현찰동원능력이 2억원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관련 은행은 서울지역 전지점을 통해 자금을 끌어모았다가 노출된 적이 있었다.
그래서 흔히 이용되는 것이 수표바꿔치기다. 다른 사람에게 수표를 받아 사용하는 대신 그 사람 계좌에 자기의 수표를 입금하는 수법이다. 어음할인은 단자사나 상호신용금고 등 제2금융권과 사채시장에서 웃돈을 주고 비밀리에 어음을 현찰로 바꿔가는 방식이다.
수표가 사채시장 등을 통해 돈세탁과정을 거치는 것을 수표가 녹아들어간다고 말하고 있다. 이같이 수표가 녹아들어가면 추적이 거의 불가능해져 대형사건 뒤에는 주인을 찾을 수 없는 자금이 남기 마련이라는 설명이다.<이백규기자>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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