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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소양의 감” 개혁불만 표현/박준규의장 석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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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소양의 감” 개혁불만 표현/박준규의장 석명서

입력
1993.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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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한 일 없다” 축재해명 주류박준규 국회의장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 출석하지 않는대신 석명서로서 사퇴의사를 밝히고 의장직에서 조용히 물러났다

박 의장은 당초 국회에 출석,명예회복을 위한 해명성 신상발언의 기회를 희망했었으나 그의 신상발언이 가져올 「소용돌이」를 우려한 민자당 지도부의 간곡한 만류로 소리없이 물러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지난 한달은 30여년간의 정치생활중 가장 외롭고 고통스런 기나긴 나날이었다』는 말로 시작하는 그의 석명서는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해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박 의장은 『나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비교적 많은 유산의 덕을 입어 검은 돈과의 유착,부정부패,권력남용에 의한 재산증식은 한 일이 없고 투기나 탈세 등도 저지른 일이 없다』며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을 하나씩 해명했다. 그는 특히 문제가 됐던 아들소유의 연립주택 75채 부분에 대해 『5공시절 선진국의 정책을 본받은 서민용 장기 임대주택 건설이라는 국가시책에 부응한다는 차원에서 지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태가 왜 이렇게 됐는지,그저 동양적인 체념으로 부덕의 소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가슴아픈 일』이라며 『국회의 명예와 권위를 위해서 이러한 석명을 하게 된 것이 너무나 서글플뿐』이라고 자신의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박 의장은 그러나 이미 의원직을 떠난 김재순 전 의원이 남긴 「토사구팽」처럼 노골적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김영삼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불만의 한마디를 빼놓지 않았다

『격화소양(가죽신을 신고 가려운 발등을 긁는다)의 감은 없지 않으나 민주주의에는 절차와 방법에 있어서의 민주성과 적법성이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치인 것도 잊을 수 없다』

한편 박 의장의 측근들은 『명예회복이 이루어지면 일정기간이 지난뒤 정계를 은퇴할 것』이라는 민자당의 관측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의원직 사퇴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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