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의 운명을 가름할지도 모를 러시아의 국민투표를 가결시키기 위해 서방의 광고회사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영국 언론들은 영국의 광고대행사 사치 앤 사치와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관계자가 모스크바에 가서 옐친 진영의 정치홍보를 돕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치사는 지난해 영국 사건당시 보수당의 정치홍보를 담당,승리를 이끌어 내는데 적지않은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바 있다. 이 회사는 러시아 국민투표에 관여하고 있다는 보도에 침묵을 지켜오다가 최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사치사의 국제정치광고 총책임자인 존 메이플스가 런던에서 총괄지휘를 하고 스티브 힐튼이라는 간부와 갤럽사의 고든 힐드가 모스크바에서 활동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치와 갤럽은 준비기간이 부족해 직접 정치홍보를 맡고 있지는 않지만 서방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옐친 진영에 홍보전략을 자문하고 있다. 이들은 우선 옐친의 개인적 이미지를 강렬하게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옐친만이 강력한 러시아를 이끌 강력한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옐친의 남성다움과 단순 솔직함을 극명하게 내세우도록 조언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텔레비전 방송은 지난주 옐친의 가정생활을 반영,국민들의 관심을 끌어냈다.
이들은 또 여론조사 등을 통해 옐친과 권력투쟁을 벌이고 있는 인민대표회의가 국민의 지지를 별로 받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의회는 옛 소련의 악몽같았던 시절로 되돌아가기를 원하는 공산주의 집단으로 몰아붙일 것을 권고했다. 사치와 갤럽은 서방국가에서 상대 정당을 비판하는 것보다도 훨씬 강도높게 의회를 공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옐친이 국민들의 지지를 폭넓게 받는 인물이란 인상을 주기 위해 배우 등 대중스타들이 옐친편에 서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자문했다. 옐친은 이에 따라 볼쇼이극장 등을 방문,유명인사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는 장면을 연출하도록 했다.
이들 러시아 국민투표 과정에 처음 도입한 서방식 정치홍보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사치측의 스티브 힐튼은 『보통 서방에서는 몇개월동안 준비를 거쳐 직접 홍보물이나 방송광고를 제작해 활용했으나 이번에는 준비기간이 짧아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문을 하는데 그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치사와 갤럽이 상업적 입장에서 옐친 진영과 정식계약을 체결해 정치홍보에 참여하고 있는지 아니면 자발적인 지원차원에서 관여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런던=원인성특파원>런던=원인성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