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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만원 내놓자 “별값 모르냐” 핀잔/김 전해참총장 부인 신영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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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만원 내놓자 “별값 모르냐” 핀잔/김 전해참총장 부인 신영자씨

입력
1993.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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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숙여사와 고교 동창생… 안하무인 평/총애받던 대령 탈락도 “안이하게 돈낸 탓”○…김종호 전 해군 참모총장 뇌물수수혐의 수사에 나선 검찰은 23일 하오 3시께 신영자씨(54)가 사전에 연락한뒤 대검청사 부근에 나타나자 보도진을 따돌리고 서울 서소문 대검청사 15층 조사실로 직행.

검찰의 한 관계자는 『신씨가 전직 해군 참모총장의 부인일뿐 아니라 여성이라는 특수성을 감안,반드시 여자수사관 입회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언급.

○…이 사건은 남편의 장군진급을 앞두고 두차례에 5천만원을 주고도 진급에 탈락한뒤 전역,병까지 얻은 예비역 대령 서인교씨(51)의 부인 조정혜씨(45)의 진정이 발단이 됐다는 후문.

조씨는 89년 12월 김 전 총장의 부인 신씨에게 1백만원권 자기앞수표로 2천만원을 주고도 남편이 진급되지 않자 90년 12월 또다시 3천만원을 주었으나 신씨로부터 『별값이 얼마인줄 아느냐』는 「핀잔」만 받고 3천만원을 돌려받았다는 것.

조씨는 또 91년 1월 미리 적어놓은 수표번호를 근거로 수사기관에 진정,기무사의 조사까지 받았으나 곧이어 터진 수서사건의 와중에서 수사가 일단 시작되자 나머지 2천만원도 신씨로부터 돌려받았다는 것. 그러나 자신이 건네준 수표가 아니라 또다른 장성진급자의 예금계좌에서 인출된 것이라고 주장.

○…검찰은 23일 새벽 박주선 대검 중수부 3과장을 제보자 서씨 부구가 사는 경남 창원으로 급파,이례적인 「출장수사」를 진행.

서씨 부인 조씨는 검찰 관계자에게 『3년전 진정서를 들고 쫓아다닐 때는 본체도 않더니 느닷없이 웬일인지 모르겠다』며 「늑장수사」에 불만을 표시했다는 것.

○…신씨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여사와 경북여고 동기동창으로 무척 사이가 가까워 안하무인이었다는게 해군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

두차례에 5천만원을 주고도 진급에 실패한 예비역 대령 서씨는 당시 해군본부 복지단장으로 김 전 총장의 총애를 받는 요직에 있어 『돈을 적게 줘도 되지 않겠느냐』는 「안이한」 생각때문에 진급하지 못했다는 후문.

서씨의 부인 조씨는 남편이 두차례나 진급에서 떨어지자 신씨를 만나 욕설을 퍼부으며 싸우는 등 역시 만만치 않았다는 것.

○…김 전 총장은 참모총장직에서 물러난지 하루뒤인 91년 9월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효성빌라에 전세를 들어 현재까지 거주.

김 전 총장은 현재도 소유중인 송파구 송파동 가락 삼익맨션아파트에서 살다 88년 이사했는데 이 빌라는 경남 삼천포시 정모씨(43)가 91년 9월19일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친 것.

이 빌라는 90평형 이상 3개동 18가구로 구성돼 있고 8억∼9억원을 호가하며 전세가도 2억5천만원선으로 뇌물수수혐의를 받는 김 전 총장이 전세살이를 하는 이유는 불분명.

○…수사 총책임을 맡은 김태정 중수부장이 67년 진해에서 해군 법무관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밝혀져 묘한 인연.

김 중수부장은 『혹시 김 전 해참총장 수사로 군과 검찰 사이가 멀어지지 않을지 걱정』이라며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공식적으로 밝히는 사실외에 군과의 갈등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선 신중히 보도해달라』고 특별주문.

○…검찰은 이번 사건의 경우 현역 해군장성들이 포함돼있는 만큼 당사자들의 이름이나 예금계좌 등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

검찰 주변에서는 과거 성역으로 여겨온 금융계와 군에 대해 검찰이 수사하는 것이 사정 중추기관으로서의 검찰 신뢰회복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

○…국방부는 22일 하오 권영해장관 등 수뇌부가 모여 23일 예정된 군·경 합동대책회의 자료를 준비하던중 TV뉴스를 보고야 김 전 총장의 수사사실을 인지.

국방부 수뇌부는 즉시 검찰에 전화를 걸어 진상을 알아보려했으나 이렇다할 대답을 얻지 못하자 『예전같으면 사전에 귀띔이라도 했을텐데』라며 군의 위상이 크게 낮아진 것을 실감한다는 반응.

○…현역들에 대한 수사를 맡게된 국방부 합동조사단은 뒤늦게 소식을 전해듣고 검찰 등에 대상자를 확인하고 명단을 확보하는 등 본격 수사에 대비한 자료수집에 분주.

합조단은 30여명의 수사부 직워들중 일부가 특명 검열단에 파견돼있는데다 현재 진행중인 각종 군내 비리를 조사중이어서 인력이 크게 부족한 판에 또 사건이 터지자 『요즘 같아서는 몸이 열개라도 모자랐다』고 푸념.

○…해군은 22일 밤과 23일 아침 잇따라 회의를 갖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

해군본부는 최근 김철우총장이 수뢰설로 큰 곤욕을 치른뒤 이같은 사건이 터지자 모두 일손을 놓은채 초상집 분위기라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충재·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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