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기피·평가원 마비로4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학수학능력 1차시험(8월20일) 출제에 비상이 걸렸다.
대입시 정답유출사건의 파장으로 출제기관인 국립교육평가원의 업무가 사실상 마비된데다 교수들마저 출제위원을 맡기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가원은 당초 오는 7월10일께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본부를 구성,7월14일부터 8월20일까지 출제를 위한 합숙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번 사건으로 60명에 달하는 출제위원을 구하기가 어렵게 된 점이다. 이번 사건이 터지기전에도 대다수 교수들은 출제위원이 되는 것을 기피해왔다. 1백만원 정도에 불과한 보수를 받고 한달 가까운 「감금생활」을 견뎌야 하는데다 연구 및 강의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개인의 희생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올해 처음 실시되는 제도라 출제도 힘들고 시험이 끝난후 「난이도 논쟁」 등 여론의 비판대에 오를 가능성이 큰데다 출제본부 합숙기간도 종전 학력고사 때보다 10여일이나 긴 38일간이라 교수들의 출제위원 기피경향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 및 관리실무책임을 맡은 평가원의 이해영 사회교과실장은 『그동안 주로 국립대 교수들을 상대로 거의 읍소에 가까운 설득을 해 겨우 출제위원을 위촉해왔는데 현재의 분위기론 출제위원진 구성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93학년도 전기대입시 출제위원장을 맡았던 서울대 박승재교수(57·물리교육과)는 『대학에서 강의하고 연구하던 교수들을 어느날 갑자기 영업장소인 호텔에 칸막이를 쳐놓고 출제하라는 식의 대학입시관리체계는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시험문제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전문인력을 확보해 출제를 맡기고 교수들은 자문역할만을 담당해야 한다』며 현행 체제의 근본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평가원측은 그러나 앞으로 남은 3개월여동안 근본적인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아래 오는 8월의 1차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당초 계획대로 출제위원 60 검토교사 30 보조·관리요원 30명 등으로 출제본부를 구성,38일간의 호텔에서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평가원측은 『이번 답안지 유출과 같은 부정을 막기위해 보조·관리요원 60명은 출제본부 구성 당일 교육부 산하기관에서 불시에 차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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