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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 내정설」 물려 묘한 여운(매스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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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 내정설」 물려 묘한 여운(매스컴)

입력
1993.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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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찮은 방송위장 전격사퇴방송위원회 고병익위원장이 23일 3년임기중 불과 8개월여를 남겨두고 돌연사퇴한 것은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고 위원장은 이날 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2시간가량 사퇴논의를 한뒤 기자들과 만나 『오래전부터 물러날 생각을 하고 있었으며 지금이 그 시기라고 생각했다』며 『순수한 내 판단이며 외부의 압력은 전혀 없었다』고 사퇴를 발표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기에는 석연치 않다는 것이 방송계의 분석이다.

지난달 방송위원회 위원장교체를 둘러싸고 정부측과의 불화설과 최근 방송위 위원 3명의 잇단 사퇴 등으로 미루어 지금 시점에서 고 위원장의 돌연사퇴가 그의 순수한 의지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임명직뿐만 아니라 거의 전분야의 기관장들이 교체되면서 방송위원회의 새위원장으로 정원식 전 국무총리내정설이 정부고위인사들의 입을 통해 새어나왔으며 일부 신문에 보도까지 됐었다.

그러나 방송위 위원장은 바뀌지 않았다.

고 위원장잉 『독립성이 법으로 보장된 위원장이 정권교체를 이유로 물러날 수는 없다』고 버텼고 이것이 말썽이 되자 정 전 국무총리도 고사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방송계에 파다하게 퍼졌다.

물로 고 위원장은 23일 진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새 정부의 방송쇄신 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인사를 만난 적은 있다』며 『그러나 「사퇴종용에도 버텼다」는 항간의 소문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두번째 사건은 지난 14일 일어났다.

9명의 위원중 정귀호 정순일 김규위원이 잇달아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판사인 정귀호의원은 춘천지원장 발령으로 업무수행상의 무리가 이유었으나 정순일위원과 김 위원은 뚜렸한 이유가 없었으며 방송법상 1명만 더 결원이 생길경우 위원회는 회의조차 열 수없는 상황이 됐다.

방송가에는 연쇄사퇴의 뒷배경에 대한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결국 고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게 된 것이다.

나머지 위원들도 거의 사퇴할 분위기여서 이유야 어떻든 방송감독뿐만 아니라 방송정책수립과 집행에 상당한 권한이 부여된 방송위원회는 뒤늦게 전면개편이 불가피하게 됐다.<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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