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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고불구 미서 반도체주문 쇄도/일 업계 연휴반납 “즐거운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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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고불구 미서 반도체주문 쇄도/일 업계 연휴반납 “즐거운 비명”

입력
1993.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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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안순권특파원】 최근의 지속적인 엔고로 일본제품의 수출경쟁력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본 반도체업체들은 오히려 미국으로부터 수출주문이 쇄도,근로자들이 4월말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를 반납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22일 일본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일본전기(NEC) 미쓰비시전기 후지쓰전기 등 반도체 업체들은 미국으로부터 반도체 주문이 급증하자 밀린 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노동조합측과 협의,오는 29일부터 5월5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의 일부 또는 전기간을 정상조업키로 했다. 미쓰비시는 황금연휴 7일간 전부를 정상근무키로 했으며 일본전기와 후지쓰는 절반정도 근무키로 했다.

미국으로부터 반도체 주문이 쇄도하는 것은 엔고에도 불구하고 미국경기의 회복으로 4메가D램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인데 일본전기는 지난 3월 생산계획을 월 6백만개에서 7백70만개로 늘린데 이어 올 여름에는 8백만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쓰비시도 현재 월 4백만개의 생산체계를 5백50만개로 늘릴 예정이다.

일본 반도체업계의 노사가 휴일근무에 쉽게 합의할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일본경제의 불황으로 잔업이 줄어 근로자의 수입이 줄어든데다 어려울때 회사를 돕는다는 노사 공동운명체 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해설/품질만 좋다면 가격은 다음문제/국내 신3저 환상에 쐐기박은셈

엔고가 일본의 수출에 타격을 가해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 수출에 좋은 형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이 사실로 입증되고 있다. 최근의 급격하고도 지속적인 엔고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수출은 전혀 영향을 받지않고 오히려 근로자들이 황금연휴를 반납해가며 잔업을 해야할 정도로 일본제품에 대한 수출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품질이 좋으면 가격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그리고 품질이 좋지않으면 가격이 아무리 싸도 수출을 늘릴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사례다. 엔고로 해외 수출시장에서 일본제품의 가격이 다소 올라가고 우리제품의 수출가격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하더라도 그것이 곧 우리의 수출경쟁력 강화로 연결될 수 없다는 것을 현실로 증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엔고가 「신3저」를 초래해 수출도 잘되고 경기도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는 안이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의 수출경쟁력은 과거 3차례의 엔고(70년대의 닉슨쇼크 및 오일쇼크,85년 플라자 합의)때처럼 오히려 일본 경제의 체질을 강화시켜 수출경쟁력이 더 세지는 계기가 되고있고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에게 불리한 것이다. 국내업체들도 안이한 환상을 갖기보다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대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하게 추진해나가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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