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90년부터 입시관련 업무/호텔 출입·전화사용 자유로워대입시 정답이 91년부터 6차례나 유출된 사실이 드러나 보강수사를 계속중인 검찰이 풀어내야할 의혹은 「정답장사」가 어느정도 규모로 진행됐으며 출제본부 내부에 다른 공모자는 없었는가 하는 점이다.
김광옥장학사(50·구속)가 91년부터 93년까지 6번(이중 3번은 김종억장학관과 공모) 정답을 유출한 사실은 김 장학사가 또다른 평가원 직원들의 내부 협조를 받아 정답안을 대량유출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우선 90년부터 7차례 출제본부 기획위원을 맡았던 김 장학사가 91학년도 전기때 한승혜씨(51·여·구속)로부터 3억원을 받고 학력고사 정답을 빼냈던 점으로 미루어 이후 부인 김영숙씨(47)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정답장사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
첫번째 시도에서 손쉽게 답안유출방법을 터득한 김 장학사가 1인당 1억원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도 얼마든지 복사가 가능한 답안을 함씨의 세딸 등에게만 건네주었을리 없기 때문이다.
특히 92년 부천 서울신학대 시험지 도난사건이후 실시된 추가 후기시험 때도 범행을 한 것은 단순히 인간적 정에 끌려 김 장학관에게 정답안을 빼내준 것이 아니라 답안을 제3자에게 팔기위한 목적이 아니었겠느냐는 의혹이 있다.
또 김 장학사가 93학년도 정답을 유출한 날짜(1월23일)와 한씨가 김영숙씨를 통해 전달받은 날짜 사이에 2∼3일 시차가 있어 이 기간에 김씨가 다른 학부모에게 유출했을 수도 있다.
이밖에 ▲김 장학관이 김 장학사의 비리를 사전에 모르고서는 아들을 위해 답안지를 유출토록 부탁할 수 있었겠느냐는 점 ▲김 장학사가 끝까지 김 장학관과의 공범관계를 숨기려했던 점도 대량유출의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김 장학사가 다른 내부협조자 없이 단독으로 답안을 빼돌렸다는 검찰의 발표에도 의문이 남는다.
김 장학사가 6차례의 유출때마다 정답을 작은 종이에 적어 호텔로비에 떨어뜨리는 방법을 반복해왔는데도 적발되지 않았던 점은 보안 및 경비요원이 앞뒤로 동행하게 돼있는 원칙상 내부협조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장학사가 90년 후기부터 업무변경없이 기획위원으로 답안지를 취급하는 일을 계속 맡을 수 있었던 점 ▲김 장학사의 외출이 비교적 자유로웠다는 다른 직원들의 진술 등도 내부의 공모나 범행 묵인혐의를 짙게 한다.
이밖에 김 장학사가 철저한 통제를 받도록 돼있는 전화를 거의 마음대로 사용했고 호텔 출입때 몸수색을 한번도 받지 않았던 점 등도 의혹이다.
김 장학사는 34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분량의 정답안을 복사하면서 함씨 딸 등에게 필요한 과목만 골라 일일이 손으로 베껴썼는데 이 과정도 보완요원 묵인없이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 관계자는 『김 장학사의 범행은 상당부분 허술한 관리체제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그러나 내부 관계자들이 특별한 이해관계 때문에 고의로 감시를 소홀히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김승일기자>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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