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튼안이 출발점이다” 강조/영국/“회담참석 자체가 양보” 느긋/중국홍콩 문제해결을 위한 중국과 영국간의 회담이 22일부터 4일간 북경에서 열린다. 97년 이후의 홍콩에 대한 양측의 상반된 처방에도 불구하고 홍콩이 중국 반환이후에도 계속 번영과 안정을 누려야한다는 결론에는 똑같은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패튼개혁안」을 둘러싼 상호비난 성명전 속에도 양국은 결국 대화재개쪽을 택했다.
대화재개의 물꼬를 트기위해 양측은 조금씩 양보했다. 중국측의 양보는 바로 대화재개에 동의했다는 사실이고 영국은 94∼95년 입법국선거에 관한 양국의 협의가 ▲홍콩반환에 관한 영 중 공동성명 ▲홍콩기본법 ▲그리고 영 중 간에 이미 합의된 제반관련 협정 등 3개 기본원칙을 준수하는 범위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중국측 전제조건을 받아들였다.
중국측은 패튼의 신임 홍콩총독 정치개혁안이 바로 이 3원칙을 위배한 것으로 일관되게 주장해 왔으므로 영국측의 이같은 조건수락은 패튼 개혁안에 대한 후퇴의 시사로 해석될 수가 있었다.
회담의 대표선정에 있어서도 한발씩 물러선 타협의 기미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측은 강은주 외교부 부부장을,영국측은 주중대사인 로빈 맥러렌을 내세웠는데 이들은 지난해 10월이내 계속돼온 중 영 간의 치열한 논쟁의 전면에는 나서지 않았던 인물들이다.
협상테이블에 앉는데는 합의했지만 회담의 전도가 결코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영국측은 패튼의 정치개혁안이 영국측이 내놓을 제안의 출발점이 된다고 밝힌 반면 중국측은 영국측의 그같은 자세견지는 회담의 진전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94∼95년의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의원들 가운데 97년 이후는 기본법의 규정에 따라 「선별」하겠다는 것이 중국측의 입장인 반면 영국과 홍콩의 이른바 민주파 의원들은 94∼95년에 선출되는 의원들이 97년 이후에도 모두 의원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른바 「직행열차 티켓」안을 주장하고 있다.
악용될 소지가 있는 기본법의 모호한 규정을 이번 회담을 통해 『분명하고 예측 가능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중국측은 이밖에도 홍콩문제가 중국과 영국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이므로 홍콩인사는 단지 회담의 고문자격으로 참가해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영국측은 홍콩인사가 회담의 정식대표로 적극적인 역할을 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있다.
홍콩의 패튼 총독은 비록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이번에 시작된 회담이 5월말까지는 의미있는 진전을 보여야 할 것이라는 일종의 시한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보를 할 자세를 보임과 동시에 그때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게된다면 자신의 정치 개혁안을 입법국에 회부하겠다는 위협도 아울러 하고있는 것이다.
사실 이번 중영회담의 개시일인 22일은 중국측이 끝내 회담재개에 응하지 않을 경우 홍콩 정청이 「패튼개혁안」을 입법국에 제출하겠다고 공표했던 「데드라인」 21일의 바로 다음날이다.
이렇게 볼때 97년을 앞두고 영국은 토끼처럼 뛰고 싶은 반면 급할 것이 없는 중국측은 거북이걸음을 고수하려는 자세가 이번 회담과정에서도 반복될 것만은 분명하다.<북경=유동희특파원>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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