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시장이 급속한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없는데다 새정부 출범이후 사정한파가 몰아치자 전주들이 속속 시장을 떠나고 있다. 정부가 금융실명제 실시방침을 강력하게 천명하고 있는 것도 이들의 시장이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명동 종로 강남 등에 밀집해 있는 사채중개업소들중 상당수가 이미 문을 닫았고 보험대리점이나 심부름센터 등 타업종으로 전업을 하기위해 짐을 꾸리는 업소가 최근들어 부쩍 늘고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사채금리는 이날 현재 A급 우량어음이 연 14.93%로 지난해말에 비해 4.24% 포인트나 떨어졌다. 3년만기 회사채 금리가 14.01%에서 11.45%로 2.56% 포인트 떨어진 것에 비하면 낙폭이 훨씬 크다. 그만큼 사채시장에서 돈 쓰려는 기업이 없어졌다는 말이다.
명동에서 11년째 사채중개업을 해온 이모씨(41)는 『사채시장도 이제 막을 내릴때가 된 것 같다』며 『이런 상태가 1년만 더 이어지면 중개업소들중 50%는 문을 닫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관계자들은 사채시장을 떠난 자금들이 무기명 장기채권 등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금없이 상속·증여가 가능한 국민주택 채권 2종(아파트 채권·20년만기) 등 무기명 장기채권은 최근 물건이 없어 못팔 정도라는게 증권 관계자의 말이다. 이 때문에 가격도 연초에 비해 1만원당 5백∼8백원정도 오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김상철기자>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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