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직도 정당한 절차따라 물러날 것”재산공개 파문과 관련,지난달 25일 국회의장직을 사퇴한 박준규의원이 한달여의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박 의원은 이날 상오 2년10개월간 머물던 여의도 의장공관을 떠나기 앞서 기자들과 잠시 만나 『비바람치는 황야에 혼자 서 있는 기분』이라고 무거운 심경을 피력했다.
그는 애써 차분한 목소리로 『문민시대를 맞아 내 입장을 변호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은근히 불만을 토로하며 의원직을 사퇴할 뜻이 없을 분명히 했다.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의장직 사퇴 절차문제에 대해서 『석명내용과 절차 등은 국회가 열리기전에 결정할 생각』이라고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어떤 경우에도 나라와 국회에 감정적인 차원에서 폐를 끼칠 생각은 전혀없다』고 여운을 남겼다.
박 의원은 그러나 『다세대주택 장기 임대사업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주택공사 등이 장려해온 사업이었다』고 말하는 등 자신의 부동산 투기의혹에 설명을 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그동안의 소회는.
『재산공개 파문이후 지금까지의 한달은 마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펼칠 때처럼 참으로 긴 시간이었다. 그동안 가만히 있었던 이유는 비록 3년이지만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불미스럽게 퇴임하는 피해를 입법부에 주지말아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26일 열리는 임시국회에 참석할 것인지.
『개회 전날까지 그 문제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겠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하면 신상발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국회의장 사퇴문제는 국회법에 따라 해야지 편법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생각하고 있다』
민자당 일각에서 의장직 사퇴처리문제를 걱정하고 있는데.
『(웃으며)나는 지금 무소속 아니냐』
공관에서 떠나면 어디로 갈 것인가.
『이삿짐을 정리하는데 2∼3일 걸릴 것 같아 시골에 며칠 있겠다』
앞으로의 거취는.
『아직 결정을 못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사람이 무책임하게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회의 체면이 걸려 있으니 국회 스스로도 자정노력을 해야 할 것이며 나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생각이다. 국회윤리위에서 의원들의 재산을 실사하게 되면 적극적으로 해명할 의사가 있다. 국회의 자정노력을 기대한다』
의원직 사퇴문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의장으로서의 명예와 인간으로서 살아온 길에 대해 해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효과적인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명예회복 차원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개혁작업이 정리된뒤 협조를 구하고 싶다』<김광덕기자>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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