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파 입장 과감히 대변… 필명은 황보평주서금 상해 해방일보 부총편집(편집부국장)이 인민일보의 부총편집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서금은 그의 실제 이름보다는 황보평이라는 필명의 대표자로 바깥세계에 널리 알려진 인물. 등소평의 남순강화 직후 승패를 쉽사리 점칠 수 없는 보혁간 첨예한 갈등이 전개될 당시 상해 시당위원회 기관지 해방일보는 중국 전역의 수많은 신문들중에서 개혁파의 입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대변했으며 이 때를 전후해 이 신문에 발표된 개혁지지 논설은 거의 대부분 황보평이란 필명으로 씌어졌다.
황보평은 「황포강 평론」을 축약한 것으로 황포강은 상해시를 관통하는 강의 이름이다. 천안문사태의 영향으로 중국의 모든 언론들이 하나같이 보수적 논조를 견지하고 있을 91년 당시부터 대담한 개혁 촉구 논설을 잇달아 발표하고 남순강화이후에는 본격적으로 「개혁파의 펜」 노릇을 맡아 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황보평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개혁파의 승리가 의심할 나위 없게 된 지난해 7월이었다. 황보평이 중국 기자협회가 수여하는 「중국신문 1등장」을 수상하는 것이 계기가 됐다. 「황보평」은 한사람이 아니라 해방일보의 당서기를 겸하고 있던 부총편집 주서금과 해방일보 평론 부주임 능하,상해시 당위원회 정책연구실장 시지홍 등 세사람의 공동 필명이었으나 이들의 대표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주서금이었다.
보혁간의 논전이 한창일 당시 해방일보의 표적은 바로 보수적 논조의 당기관지 인민일보였고 황보평의 최대 논적은 다름아닌 인민일보 전 사장 고적이었다. 따라서 주서금이 고적이 물러난 인민일보의 부총편집 자리로 옮겨온 것은 인민일보가 「보수파의 대변인」라는 과거의 레테르를 완전히 떼어버리고 앞으로는 「개혁의 향도」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그 의미를 부여해도 좋을 것이다. 「향전」이라는 필명으로 직접 보수파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설을 쓰기도 했던 고적은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개혁지지로 「전향」했지만 14차 당대회(14대)직후 사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현재의 사장은 소화택으로 총편집도 겸하고 있다. 천안문사태 직후인 89년 6월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선전부장에서 인민일보 총편집으로 발탁된 소화택은 해방군보 부사장까지 지낸 해방군보 출신으로 그 역시 「화유」 「장유」 「화필유」라는 필명을 갖고 있다.
주서금은 한때 홍콩에서 발행되는 친중국계 신문 대공보의 사장직에 거론되기도 했었으나 이 사실이 사전에 누설되는 바람에 임명이 취소됐던 것으로 전해져 이번의 인사는 그에게 전화위복이기도 한 셈이다.<북경=유동희특파원>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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