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을 방문하는 참배객들은 자유와 평화를 위해 미국 국민들이 치렀던 용기와 고뇌를 마음속에 깊이 새기게 될 것이다』 워싱턴시의 포토맥강 건너에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 안내문의 한구절이다. ◆어느 나라든 국립묘지에는 애국 호국열사들이 잠들어 있어 민족의 성역성소로 여겨지고 있다. 1864년에 완성된 알링턴 묘지에는 남북전쟁,1·2차 대전,한국전,월남전 등서 산화한 전몰장병들이 묻혀있고 특히 63년 암살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유택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민족의 성소는 43만평 규모의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 54년 3월1일 착공,당초 국군묘지로 출발했다. 그뒤 65년 3월 대통령령으로 국립묘지로 승격됐다가 유택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75년부터 10여년간 대전시 갑동에 동작동 묘지 2.5배 규모의 제2의 국립묘지를 완공한바 있다. 국립묘지령에 따르면 이곳에 안장될 수 있는 대상은 현역군인 및 군무원으로 사망한 자,무공이 현저한 자,장교 또는 20년이상 복무후 전역 사망한 자,애국지사,훈장자 등으로 되어 있다. 당초 군인에서 민간출신의 애국열사와 건국 유공자들도 포함시킨 것. ◆그런데 놀라운 일은 감사원이 작년 국방부 감사결과 91년부터 1년반동안 국립묘지에 안장한 2백16명중 11명이 사기 문서위조 절도 등으로,또 34명이 벌금형을 받는 등 모두 43명(20%)이 전과자임을 밝혀내고 시정을 촉구했으나 미결이라는 것. 한마디로 신성한 민족의 성소에 애국자와 전과자가 나란히 누워있는 셈이다. ◆현 국립묘지령에서 형집행 종료후 5년 경과,집행유예가 끝난뒤 2년이 지나야만 안장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난센스다. 20년이상 군복무가 무공을 근거로 범법을 저질러도 일정기간 지난뒤엔 안장자격을 준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정부는 국립묘지의 권위제고와 효과적 관리를 위해서도 앞으로는 안장자격을 국제관례인 전사상자에 국한시키는 방향으로 검토하는 한편 더욱이 위법 전과자는 일체 제외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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