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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압” 논란… 정치적 파장/미 텍사스주 광신도 집단자살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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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압” 논란… 정치적 파장/미 텍사스주 광신도 집단자살 충격

입력
1993.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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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새벽기습 “불가피한 선택”/하원 청문회 제기… 리노 법무 사의미 텍사스주의 웨이코라는 한 작은 마을에서 51일간이나 지리하게 계속되던 광신도 집단과 미 치안당국과의 무장대치가 19일 무력진압에 맞선 광신도들의 집단자살극으로 막을 내렸다.

종말론 사교의 교주 데이비드 코레시와 함께 마지막까지 집단거주지에 남아있던 「다윗파」의 신도 1백여명중 어린이 17명을 포함,86여명의 광신도들이 스스로 불을 질러 타죽은 참사가 빚어진 것이다.

9명으로 확인된 생존자중 코레시는 발견되지 않았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주도한 이번 작전은 과잉진압 여부를 놓고 즉각 논란이 일고 있다. 집단자살 가능성을 예상,만반의 준비를 갖추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급기야 작전계획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지고 지닛 리노 법무장관이 전격 사의를 표명하는 등 이번 사건은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적지 않은 정치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탱크를 앞세운 FBI의 작전은 19일 해가 뜨기 직전 새벽 6시께 개시됐다. FBI는 작전에 앞서 이 때까지 끊기지 않았던 전화를 이용,투항하지 않을 경우 강제검거에 나설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전달했다.

전화는 아무런 반응없이 끊겼고 FBI는 탱크를 건물에 밀어붙여 건물벽에 구멍을 낸뒤 튜브를 이용,C52로 알려진 화학가스를 투입했다.

새벽에 시작된 기습작전은 이미 6시간을 넘겼다. 정오가 조금 넘자 검은 연기와 함께 건물에서 불길이 치솟기 시작하면서 한가닥 희망도 사라졌다. FBI는 이 불이 휘발성 물질을 사용한 방화로 집단자살을 위한 것임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미리 대기시켜 놓지 않았던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한 것은 불이난지 40여분이 지난 때였고 목재로 지어진 건물이 이미 폭삭 주저앉은 뒤였다. 소방차가 현장에 없었던 이유는 소방대원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였다는 것이 FBI측의 해명이다.

CNN방송을 비롯한 미국의 3대 TV방송사가 달려들어 생중계 경쟁을 한 광신도들의 종말은 미 전역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클린턴 미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애도와 아쉬움을 표명했다. 클린턴은 그러나 작전계획을 리노 법무장관으로부터 들어 사전에 알고 있었으며 이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승인한바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진압작전을 입안한 FBI도 이 작전이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되풀이 강조하고 있다. 즉 여러번 투항약속을 어긴 코레시가 결코 제발로 걸어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과 이제까지의 코레시의 태도로 보아 집단자살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경미하다는 판단이 이 작전의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클린턴 대통령에게는 책임이 없음을 애써 강조하고 있는 리노 법무장관도 이 점을 의식,『현상유지나 특공대 투입을 통한 정면돌파 등 몇가지 다른 대안이 검토됐으나 최종적으로 이 안이 선택됐다』면서 『건물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어린이에 대한 구타 및 성적학대는 시급한 작전을 요구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잉진압여부와 성급한 진압이 집단자살을 초래했을 수도 있다는 논란은 숨진 광신도들의 가족뿐만 아니라 미 의회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하원 법사위의 민주당 잭 브룩스 위원장은 청문회가 불가피하다고 밝히면서 『당국이 자제력을 잃은 것 같다』면서 『집단자살 가능성에 대비한 사전조치가 과연 있었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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