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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운동권 통일문제 “해빙무드”(대학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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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운동권 통일문제 “해빙무드”(대학로)

입력
1993.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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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심포지엄 조두현군 참가허용 계기/서총련,적극 대화·협력 자세로통일문제의 주체와 방법 등을 둘러싸고 팽팽히 맞서온 정부당국과 학생운동권 사이에 대화·협력의 새로운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학생들은 그동안 정부의 통일논의 창구단일화 논리에 반발,통일운동의 대중화를 내세우며 학생대표를 평양에 밀입북시키는 등 당국과 극한 대립을 벌여왔다.

그러나 지난 9일 통일원이 우여곡절끝에 조두현 서울대 총학생회장(24·경제4)의 「제2차 남북평화통일 심포지엄」 참가를 허용하는 전향적 자세를 보이자 학생들도 남북교류를 놓고 정부측과 적극적인 대화움직임에 나섰다.

미 UC버클리대 한국학위원회(회장 김윤재) 등이 주최,지난 16,17 양일간 열린 이 행사는 당초 남북한의 정부·학생·여성·종교분야의 대표들이 참석해 한반도의 통일 및 핵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키로 한 순수 민간학술심포지엄.

조군은 지난달초 주최측으로부터 남한 학생대표로 참석해달라는 초청장을 받고 같은달 23일 통일원에 「북한주민접촉 신고서」를 제출했다.

통일원측은 지난 9일 상오까지도 『북한은 학생대표를 파견치 않는다』는 형평상의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했으나 이날 하오 『남북문제에 남한이 자신감을 갖고 나설 필요가 있다고 판단,조군의 미국행을 허가키로 했다』고 밝혔다.

통일원은 또 『남북한의 사회문화 교류를 점차 확대시킨다는 방침아래 우선 대학생들의 교류폭을 넓히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과정끝에 대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정부의 공식허가를 받고 심포지엄에 참가,21일 귀국하는 조군은 『지금까지의 남북대화는 주로 정부차원에서 이루어졌으나 이번 심포지엄으로 민간차원의 통일논의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다고 믿는다』며 『한반도의 냉전종식이라는 주제로 북한 대표들과 진지한 대화를 통해 한민족임을 확인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지역 총학생회연합(서총련) 산하 조국통일위원회(조통위)는 통일원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힌뒤 『통일문제에서만은 민관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배건욱 조통위위원장(23·숭실대 총학생회장)은 『정부에서도 유연성을 발휘한 이상 학생들도 정부를 동반자로 생각,남북간에 합의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분야부터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조통위는 사학과·지리학과생 공동답사 등 순수 학술교류를 시작으로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힌뒤 정치·군사 등 민감한 문제로 대화의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조통위는 특히 남북한 대학간의 자매결연 추진을 올해의 주요 사업으로 선정,이번주내에 통일원을 방문해 협의키로 했다.

아무튼 통일문제에 대한 일부 기본적인 시각차에도 불구,정부와 학생 양측은 「통일은 민족의 지상과제」라는 명제아래 예전과는 달리 적극적 협조체제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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