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늑장검문에 서울 “무사잠입”/탈영병 난동… 군경 뭘했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늑장검문에 서울 “무사잠입”/탈영병 난동… 군경 뭘했나

입력
1993.04.20 00:00
0 0

◎임 일병 부대선 일조점호때도 탈영몰라/여 서울청장 상황끝난 후에야 보고받아전방부대 근무사병이 무장을 한채 근무지를 이탈,수도 서울에 잠입해 시민을 인질로 삼는 등 8시간반 가량 난동을 부리는 동안 군경이 제대로 길목을 차단하지도 못한채 뒷북을 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있다.

임 일병이 19일 상오 3시40분께 총탄을 가지고 부대를 이탈,서울에 잠입하기까지 군경은 늑장검문에 나서 임 일병은 이날 상오 9시께 서울에 잠입했다.

▷경찰◁

서울경찰청에 임 일병의 탈영사실이 전해진 것은 이날 상오 8시21분 경찰청 상황실로 부터 긴급전통을 받으면서부터.

그러나 이같은 사실은 이날 김영삼대통령의 서울시 업무보고(상오 9시20분∼11시10분)에 참석하느라 분주한 여관구 서울청장 등 간부들에게 보고되지 않았다.

여 청장을 비롯한 주요 간부들은 이날 상오 6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김 대통령의 4·19묘소 참배 경호경비를 마친뒤 서울청에 들렀다가 10분만에 서울시로 다시 출발하느라 긴급상황을 파악지 못했던 것.

그후 여 청장은 상오 11시30분께 서울시에서 서울청으로 돌아오자마자 탈영병 난동사건도 모른채 30분동안 서울청 과장과 30개 경찰서장 등을 모아 「과,서,대장회의」를 열었다.

이 때문에 임 일병이 난동을 부린 명륜동 일대를 관할하는 이병곤 동대문서장도 현장지휘를 하지 못했다.

또 상황실의 번개배치를 받고 출동한 동대문경찰서 명륜파출소 직원 4명도 임 일병이 총기를 난사하자 혼비백산,그대로 줄행랑을 친 것으로 밝혀졌다.

여 청장은 임 일병이 저격병에게 총을 맞아 상황이 종료된 낮 12시4분 이후인 12시5분에야 처음으로 이 사실을 보고받았다.

▷군◁

탈영병 신고가 접수된 뒤 군의 대응도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군이 임 일병의 탈영소식을 접한 것은 19일 상오 7시10분께. 상오 3시40분께 부대를 이탈한 임 일병은 10분후 인근 마을의 남현우씨 집에 침입,옷을 갈아입고 길가에 세워진 베스타승합차에 남씨를 태우고 서울방면으로 달아났고 남씨의 부인이 인근 군부대에 신고,군부대는 3시간30분이 지난뒤에야 탈영사실을 인지했다.

임 일병의 부대에서는 일조 점호시간인데도 탈영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소식을 접한 5군단은 상오 7시20분께 43번도로를 차단하고 관할 6개 검문소에 검문을 지시했으나 임 일병은 이미 여러개의 검문소를 유유히 통과,서울로 향하고 있었다.

임 일병은 이때 사창리·이동·일동·광릉내 검문소를 아무일 없이 통과한 뒤였다.

임 일병이 탄 베스타승합차가 처음 발견된 것은 상오 8시 조금 못미친 시각. 광릉내 검문소를 통과한 승합차를 근무중인 초소장이 수상히 여겨 추적했으나 퇴계원 사거리의 검문소 2㎞전방에서 놓쳤다.

인질에서 풀려난 남현우씨가 부인에게 『서울인데 별일 없으니 걱정말라』고 전화한 것이 상오 9시20분께인 점으로 미뤄 임 일병이 서울에 도착한 시각은 상오 9시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시각 수방사 등 군병력은 뒤늦게 중부·경부고속도로 진입로 및 동서울 톨게이트·경춘국도 진입로에서 검문검색을 실시하는 등 뒷북을 치고 있었다.<윤승용·이충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