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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총리 권력갈등 분출/파키스탄 의회해산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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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총리 권력갈등 분출/파키스탄 의회해산 배경

입력
1993.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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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지원속 「개혁총리」 전격해임/7월 총선 부토 여사 재기 관심굴람 이샤크 칸 파키스탄 대통령은 18일 나와즈 샤리프 총리 해임과 함께 의회를 전격 해산하고 오는 7월14일 총선거 실시를 발표했다.

샤리프 총리와 국회의장은 이에 맞서 대통령의 의회해산을 불법으로 선언,법적투쟁을 다짐하며 칸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칸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선 군부는 방송국,의사당에 병력을 포진시켜 긴장감속에 무언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

칸 대통령이 밝힌 샤리프 총리해임의 이유는 「실정」과 「부정부패」이다. 지난 90년 8월 부토 총리 해임이유와 동일하다. 한동안 밀월관계를 유지하던 대통령과 내각사이가 틀어지게 된 원인은 샤리프 총리의 권력구조 개편시도 때문이었다.

샤리프 총리는 지난 2월 대통령에게 의회해산권을 부여한 헌법 58조와 군참모총장 임명권을 명시한 계엄법의 개정을 시도했다.

90년 11월 총리직에 취임한 샤리프는 ▲자율화 ▲민영화 ▲정부투자축소 등을 추진하며 경제개혁과 외자유치에 힘써왔다.

샤리프의 경제개혁 추진과정에서 최대한 걸림돌은 전체예산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국방비 부담과 대통령에게는 부여된 과도한 권력이었다.

결국 파키스탄 권부의 트로이카인 대통령,총리,군 가운데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대통령과 군이 자신들의 권력약화를 시도하는 총리를 밀어내기로 한 것이다.

샤리프 총리 제거작전은 3주전 하미르나시르 차타 기획장관 등 각료 3명과 고위보좌관 2명이 샤리프 총리 노선에 반기를 들고 사임한으로써 가시화됐다. 이들은 칸 대통령의 배후조정에 따라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칸 대통령은 샤리프 총리를 버리고 자신이 3년전 숙청했던 야당 지도자 베나지르 부토 여사를 다시 정치파트너로 선택한듯하다.

칸 대통령은 샤리프 총리해임 발표 몇시간 앞서 최대 야당인 파키스탄 인민당(PPP) 지도자 부토 여사를 만나 권력분점을 논의했다.

그 결과 임시내각에는 인민당 부당수인 파루크 레가리와 3주전 사임한 기획장관이 들어섰다.

파키스탄 총선은 지난 7년동안 이번이 네번째이고 의회해산만 5년동안 세번째. 이제 최대 관심사는 오는 7월 실시될 총선거 부토 여사가 이끄는 인민당이 지난 88년처럼 국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느냐와 선거관리 내각의 총리대행으로 임명된 펀자브주 출신 발크 쉐르마자리가 공명선거를 주도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베나지르 부토가 칸 대통령과 완전히 손을 잡기로 했는지 분명치 않지만 이번 사태는 그녀에게 정치적 재기를 가져다줄 호기임은 분명하다.

부토의 인민당은 88년 11월 독재자 지아 대통령의 사후 혼란의 와중에 실시된 총선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도 하원 과반수 미달이라는 약점으로 정국을 주도하지 못하다 결국 90년 칸 대통령의 의회해산과 총선실시에 의해 다시 야당으로 전락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칸 대통령과 군은 샤리프 총리의 완전한 숙청을 위해,부토 여사는 정치재기를 위해 이번 총선정국에서 어느정도 협력할 전망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대립관계인 칸 대통령과 부토 여사가 서로의 정치적 이해를 위해 어느 수준까지 협력할지가 관심사이다.<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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