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사·학부모 출국금지 요청/교육부 직원·출제위원도 소환교육부로부터 93학년도 전·후기대 입시 정답유출사건을 고발받은 서울지검 형사3부(송광수부장)는 17일 김광옥장학사(50)와 함모양(19)의 부모가 모두 잠적함에 따라 이들의 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요청하고 연고지 등에 수사관을 파견하는 한편 이번주초부터 국립교육평가원 관계자 등을 소환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김 장학사의 부정사실을 적발하고도 한달 가까이 은폐해온 교육부 관계자들과 93학년도 전·후기 입시 출제위원 일부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관련혐의나 비리사실이 드러날 경우 평가원 교육부 관계자 및 출제위원들도 사법처리키로 했다.
검찰은 함양이 후기는 물론 전기입시 때도 정답을 알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 올해 대입시의 출제관리 전반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우선 교육부로부터 넘겨받은 순천향대 감사자료 일체를 정밀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김 장학사가 또다른 수험생 학부모에게도 답안을 알려줬을지도 모른다고 보고 평가원 재직기간인 89년이후의 90학년도 출제관리에 대해 집중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출제본부에 출입했던 팔레스호텔 종업원 8명중 식음료서비스를 담당했던 김모씨(33)가 후기대 입시가 끝난 2월말께 사표를 낸 사실을 중시,김씨가 김 장학사와 짜고 답안이 적힌 메모지를 외부로 유출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김씨의 소재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또 출제기간에 폐쇄된 호텔서 유일한 전화인 교육부와의 연결전화가 혼자서는 사용할 수 없게 돼있었던 점으로 미뤄 김 장학사가 휴대폰을 이용,정답을 알려줬거나 동료 직원의 공모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함양집의 전화 소유내역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김 장학사가 함양 부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으나 정답을 알려주는 대가로 거액이 오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함양이 전기입시때 의심받을 것을 우려,3백8점만 획득하도록 학력고사 답안을 작성한뒤 합격선 미달로 떨어지자 후기 입시때는 알고 있는 정답을 거의 그대로 써 만점에서 1점 모자라는 3백39점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모가 의사인 함양은 3학년 전체성적인 학급에서 47명중 47등,이과계열 석차는 94명중 93명 등으로 내신이 10등급이어서 4년제 대학진학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진선여고 3학년 담임 윤희준교사(40)는 『진학상담 때마다 어머니 한승혜씨(51)가 찾아와 의예과에 보내고 싶다고 고집해 불합격을 예상하면서도 전기에는 충북대 의예과,후기는 순천향대 의예과에 원서를 써주었다』고 말했다.
【청주=한덕동기자】 함양 가족들은 함양이 충북대 의예과에 낙방하자 학교측에 전화를 걸어 『학력고사 성적이 좋은데 왜 낙방했느냐』고 물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대측은 이같은 문의에 따라 입시사정 서류를 다시 들춰본 결과 내신성적인 10등급으로 너무 낮아 합산과정에서 떨어진 것을 확인했으며 내신성적에 비해 학력고사 성적이 너무 좋아 의아하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범행 김광옥장학사/이달초 사표 제출… “처가도움 사업준비”
대입시문제 정답을 유출한 김광옥장학사(50)는 기획력이 뛰어나고 머리회전이 빨라 국립교육평가원내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온 인물이었다.
25년동안 국민학교 교사·교감으로 재직해온 김 장학사는 지난해 4월 94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시행되는 수학능력시험에 관한 기획업무를 맡기위해 사회교과실로 옮겼었다.
충남 서산이 고향인 김 장학사는 64년 공주교대를 졸업한후 서울 D국교에서 교편생활을 시작,서울의 여러국교를 거쳐 87년 K국교 교감으로 승진한뒤 1학기동안 근무하다 88년 3월부터 중앙교육평가원(현 국립교육평가원)서 근무해왔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31평형 주공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 장학사의 이웃주민들은 『김 장학사가 교사인줄만 알았다』며 『최근 1개월동안 보이지 않아 의아하게 생각했으나 시험문제 출제 때문에 집에 오지 못한다는 부인의 말에 그런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같은 사무실서 근무해온 이모장학관은 『지난 2일께 출장에서 돌아와보니 김 장학사 책상이 치워져 있거 사표낸 것을 알았다』며 『김 장학사의 부인은 「친정의 도움으로 사업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른 동료들도 『독실한 불교신자로 매사에 성실한 것으로 보였던 사람이 엄청난 일을 저지른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일을 저지른뒤 두달여 의심받을만한 언행을 전혀 하지 않은 것도 놀랍다』고 말했다.<남경욱기자>남경욱기자>
◎부모 함기선이사장/성형전문의 명성… 지난해 한서대 설립
함양의 아버지 함기선씨(52)는 오인성형외과 원장이며 한서대 재단인 함주학원 이사장이다.
65년 고려대 의대의 전신인 우석대 의대를 나온 함씨는 인제 백병원과 성모병원에 근무하면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75년부터 가톨릭의대에 재직하며 한때 성모병원 성형외과 과장을 맡았다.
언청이수술에 뛰어난 성형외과 전문의로 명성을 얻어온 함씨는 83년에 성모병원을 나와 서울 중구 명동2가 코스모스백화점 부근에서 동료의사 4명과 함께 오인성형외과를 개업했고 1∼2년뒤 동료들이 모두 독립해 혼자가 된뒤에도 「오인」이라는 의원명을 유지하며 88년 중구 충무로2가 제일백화점 부근 성형외과 밀집지역에 5층 건물을 매입,이전했다.
지난 16일부터 병원에 나오지 않는 함씨는 이날 저녁 『잠깐 다녀오겠다』는 전화만 남기고 소식이 끊겼다.
함씨와 부인 한승혜씨(51) 부부는 모두 충남 예산출신으로 딸만 셋을 두고 있는데 이번 부정입학에 연루된 딸은 막내다.
한서대학교(충남 서산군 해미면)는 89년 설립인가를 받아 92년에 영문과 등 10개 학과에 입학정원 4백명으로 개교했으며 93년에는 14개과 5백60명으로 정원이 늘어났다.
함씨의 삼성동 빌라는 시가 6억원으로 현관문앞엔 불상과 목탁이 놓여있어 불교신도임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이원락기자>이원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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