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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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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머신이란 1895년 미국의 C 페이가 고안해낸 대중용 도박기계로 일본의 빠찡꼬와 함께 오늘날 세계에 널리 퍼져있다. 원래 슬롯이란 동전투입구를 뜻한다. 그래서 슬롯머신이란 용어도 원래는 동전을 넣으면 상품이 나오는 기계의 총칭이었으나 요즘은 벤더머신과 구분지어 도박기계로만 통용된다. ◆「바늘구멍에 황소바람 들어온다」는 격언이 있듯이 슬롯머신의 그 작은 동전구멍이 곧잘 업자에겐 눈먼 돈이 펑펑 쏟아지는 노다지가 된다. 반대로 그 기계에 빨려든 고객에겐 그 작은 구멍이 패가망신으로 이르는 직통 대로가 되기도 한다. 개혁과 총체적 비리척결에 눈코 뜰새없는 새시대의 검찰이 오랜 침묵끝에 하필이면 이 시점에서 국내의 슬롯머신 업소와 큰손 일제 단속에 나서는 것도 아마 그런 연유때문일 것이다. ◆검찰에서 알려진바에 따르면 전국 3백37개 관광업소에 부설된 슬롯머신 업소의 70%를 직·간접으로 지배하는 인물이 바로 정모씨 형제라고 한다. 그가 결코 하루아침에 오늘에 이른게 아닌바에야 그동안 폭력과 비호세력 동원·탈세 등 온갖 우여곡절이 있었을게 분명한데 왜 이제와서야 출국금지 및 내사를 하는지가 궁금하다. ◆불과 몇십평 크기의 한업소 월수익이 1억∼3억원에 이른다는 노다지의 조세실적이 어느정도였는지도 더욱 궁금하다. 또한 과거 조직폭력집단간의 싸움 때마다 슬롯머신업소 지배권이 그 원인으로 곧잘 떠올랐었는데,「범죄와의 전쟁」때 폭력은 다스리면서 뻔한 돈줄은 왜 단속하지 못했는지 더더욱 궁금해지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조직폭력배와 함께 권력기관 출신의 유력인사들이 비호세력으로 업소의 일정지분마저 소유,검은 노다지를 나눠 챙겼다는 소문도 떠돈지가 오래인 것이다. ◆「내돈 안먹은 사람 없다」고 큰소리쳐온 큰손들의 축재과정과 변태·탈법 및 탈세를 제대로 밝혀만 낸다면 그 비리척결 효과는 엄청난 것이다. 말로만 끝내지말고 그 노다지의 검은 속을 이번에는 기어이 파헤쳐주길 검찰에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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