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밀집구역 순찰·경계 강화/당국 “과민반응 금물” 자제호소○…로드니 킹 민권재판의 최종 평결결과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6일 하오(한국시간 17일 상오,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전역은 다시 초긴장 상태. LA 경찰당국이 시내전역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고 톰 브래들리 시장의 특별성명이 발표되자 반신반의하던 일반시민들도 「이번에는 진짜 발표될 것」이라는 분위기속에 평결결과가 몰고올 파장에 큰 우려를 표시.
LA 경찰당국은 이날 하오 4시를 기해 비상경계령을 내린뒤 지난해 4·29폭동 진원지였던 사우스 센트럴지역과 코리아타운에 대한 순찰을 대폭 강화,비상경계령 발동과 함께 전경찰의 퇴근이 취소되고 순찰경관들에게는 최루탄과 가스마스크,헬멧 등 폭동진압장비가 지급됐다.
별도의 치안조직인 LA 카운티셰리트국도 평결발표 예상시간 1시간전인 17일 상오 6시부터 비상경계 근무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경찰의 경계령과 함께 이날밤 시내 순찰인력은 종전보다 3∼4배씩 증강돼 시내 곳곳마다 순찰차와 도보순찰경찰이 눈에 띄었다.
경찰은 특히 폭동우려지역인 코리아타운에 이날 하오 6시부터 전담 특별기동순찰대 1백여명을 증강 투입,철야순찰에 들어갔다.
브래들리 시장은 이날 하오 시민들에게 발표한 특별성명에서 공공질서유지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시민들의 자제와 협조를 당부.
○…김항경 LA 총영사는 16이 교포들에게 경찰을 믿고 안정을 유지해주기를 거듭 당부했다.
김 총영사는 이날 LA 경찰이 비상체제에 돌입하자 LA 총영사관을 24시간 비상대기 근무형태로 전환한뒤 톰 브래들리 시장과 경찰국으로부터 코리아타운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교포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또 교포들이 총기를 들고 거리에 나서거나 옥상에 올라가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부탁하고 총기사용 문제로 불상사가 야기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평결결과 발표를 앞두고 LA에 특사로 파견된 론 브라운 상무장관도 『평결결과에 대한 과민반응은 금물』이라면서 『미래를 내다보며 장기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역시 자제를 호소.
사건을 맡고 있는 미연방법원 LA지원의 존 데이비스 판사는 이날 취재기자들을 만나 결과발표에 대한 생중계를 허용하겠다고 밝혔으나 『배심원들이 평결불과를 의미하는 「헝주리」 통보를 해올 경우 중계방송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해 대대적 보도에 따른 파문의 확산을 축소하려는 의도를 보였다.
○…배심원들의 의견 불일치에 따른 그동안의 평결지연이 평결불가 및 피고석방을 의미하는 「헝주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면서 일부에서는 사실상 무죄평결과 마찬가지인 헝주리 통보가 몰고올 엄청난 파장을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
재판과정을 취재하던 현지의 한 TV방송 기자는 『지난 6주동안 61명의 증인과 1백30여건의 증거물을 검토한바 있는 배심원들이 평결 심의과정에서 큰소리로 논쟁하는 것을 들었다』면서 『이같은 분위기가 평결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
○…그러나 주말을 맞고 있는 LA의 대부분 시민들은 경찰의 삼엄한 경계근무속에서도 팝가수 폴 매카트니의 공연장에 대거 몰려들거나 레저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야외로 빠져나가는 등 긴장속의 평온을 유지.
또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신도들이 폭동에 휘말리는 것을 막기 위해 16일 하오부터 철야 기도회를 열어 LA 중심가는 여느 주말보다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로스앤젤레스=이준희특파원>로스앤젤레스=이준희특파원>
◎로드니 킹은 누구인가/편의점 턴 강도전과 흑인/“경찰이 구타” 주장 장본인
한낱 강도 전과자에 지나지 않던 로드니 킹(27)은 지난해 LA폭동과 이번 미연방 민권재판으로 전세계 매스컴의 주목을 받는 인물이 됐다.
LA시 근교 새크라멘토에서 출생한 킹은 고등학교 졸업을 여섯달 앞두고 학교를 그만둔뒤 곧바로 결혼했다는 것외에는 신상에 관해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킹은 지난 89년 편의점을 털어 2급 강도죄로 기소돼 90년 12월까지 복역한뒤 가출옥했으며 LA 프로야구팀인 디저스의 전용구장에서 잡역부일을 하기도 했다.
킹은 지난 12일 LA 다저스경기때 「세련된 차림」으로 관중석에 나타나 TV인터뷰를 가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킹은 이번 평결 확정후 조만간에 수백만달러 이상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 구타사건으로 일약 유명인물이 된 그가 또 이 사건으로 거액의 부까지 움켜쥘 수 있을지도 모른다.
□로드니 킹 사건 일지
▲91년 3월 3일=LA에서 과속혐의로 체포된 흑인 로드니 킹이 티모시 윈드,시어도어 브리스노,로렌스 파월,스테이시 쿤 등 4명의 백인 경찰관에게 구타당함. 인근주민이 이 장면을 우연히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
▲3월 4일=문제의 비디오 테이프가 TV로 방영됨
▲3월 7일=LA 검찰,킹에 대한 과속혐의 기소 취하
▲3월15일=킹 구타 경찰관 4명 기소됨
▲5월 7일=LA 경찰국에서 관련 경찰관 티모시 윈드를 해고하고 나머지 3명에 대해 무보수 근신처분
▲7월22일=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LA 경찰국 대릴 게이츠 국장 사의 표시
▲7월 9일=경찰위원회가 경찰관들의 과잉폭력 행사를 인정하는 보고서 발표
▲92년 2월 5일=배심원 선정 시작과 함께 재판 시작
▲4월29일=배심원단 경찰관 4명에 대해 무죄평결. LA폭동 발발해 3일동안 계속됨
▲6월28일=LA 경찰국 게이츠 국장 사임,윌리 윌리엄스 취임
▲8월 5일=경찰관 4명 킹에 대한 연방민권법 위반혐의로 재기소됨
▲93년 2월 3일=배심원 선정 착수
▲4월10일=배심원 평결 심의 개시
▲4월17일=배심원단 쿤,파월 유죄,브리스노,윈드 무죄 평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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