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기 이젠 국민이 용납안해/“저항있겠지만 불로소득엔 제재가해야/확신만 선다면 국민도 고통분담 나설 것”김영삼대통령이 16일 상오 청와대에서 신경제계획위원회 민간위원들과 나눈 대화요지는 다음과 같다.
▲대통령=삼성그룹에서 임금인상을 노사간 3%선에서 합의했다는데 아주 잘된 일입니다. 아무리 임금이 올라도 물가가 따라 오르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아닙니까. 물가전망은 어떻습니까.
▲박영철 금융연구원장=임금이 8% 이상 오르지 않는다면 물가는 5% 수준에서 잡을 수 있습니다.
▲유장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임금이 안정된다면 일본의 엔고현상과 함께 올해 수출은 대단히 좋은 조건을 맞게 될 것입니다.
▲이주완 노총 사무총장=아직도 일부 근로자들은 개혁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 근로자들은 이번 재산공개의 결과를 보고 그동안 경제를 망친 사람은 임금인상을 요구한 근로자들이 아니라 바로 정경유착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규하 전경련 부회장=경제는 기업가가 투자할 마음이 생기고 근로자가 일하려는 마음이 일어나야 회복됩니다. 현재 대기업들은 중소기업들을 도와주고 협력하며 양보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근로자들에게도 양보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병균 기협중앙회 부회장=경총과 노총의 임금인상 합의나 대기업과 중소기업대표가 서로 협조키로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일선에 가면 아직도 어음할인 문제 등 별로 개선된 것이 없습니다. 은행실무자들은 돈을 떼일 까봐 중소기업에 신용대출을 꺼리고 있습니다.
▲김영욱 생산기술연구원장=공무원봉급을 동결해서 그 돈으로 중소기업에 운영자금까지 지원한다는 것은 큰 심리적인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정부와 공무원들이 뼈를 깎는 예산절감으로 중소기업을 도와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중소기업인들도 이를 잘 알고 있으니 열심히 할 것으로 압니다.
▲정영일 농촌경제연구원장=한 중소기업인은 기업을 살려 자본이 1천억원대에 이르렀는데 주식을 종업원에게 나누어 주고 회초리를 들고 다니며 일 안하는 사람을 때리기도 하는 등 특별한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그 회사에 한번 가봐야겠군요. 기업의 사활은 사장에게 달려있으며 사장이 근로자와 함께 하면 반드시 기업은 성공한다고 확신합니다.
▲이 노총 사무총장=경제 제일주의로 나가다 보면 기업인들이 다시 근로자를 무시하는 고압적인 자세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홍원탁 서울대 교수=우리 경제를 망친 가장 나쁜 제도는 손쉽게 떼돈을 벌 수 있는 부동산제도입니다. 재산공개에서 드러났듯 지도층인사의 부동산투기가 그 정도라면 나머지는 어떻겠습니까. 순수한 기업소득과 근로소득은 보호하고 불로소득에 제재를 가하는 제도개혁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기득권세력의 강력한 저항이 있을 것입니다.
▲정 농촌경제연구원장=기업이 공장부지로 돈을 벌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대신 정부가 공장부지를 마련해 임대해 주고 사업을 포기하면 부지를 환수하는 방법이 좋을 것 같습니다.
▲대통령=부동산을 가지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제도 아래서는 어떤 경제인들도 기술개발과 수출증대를 위해 투자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동산투기로 인한 불로소득에 대해 철저한 제재를 가하고 순수한 기업소득과 근로소득을 보호해야 모든 경제주체들이 생산애 힘을 쏟게 될 것입니다. 재산공개에서 부동산투기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것이 확실해 졌으며 이제 국민들도 더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같은 일시적 분위기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세법개정이 필요합니다. 고통분담으로 멀지않아 좋은 세상이 온다는 확신을 심어주면 국민도 고통분담에 동참해 열심히 일하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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