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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YS/측근 4인방중 김덕룡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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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YS/측근 4인방중 김덕룡만 남아

입력
1993.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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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 타계­최형우·서석재 불운/맏형 잃은 민주계 인사들 불안감『대통령도 외롭겠구만…』

최형우 전 민자당 사무총장의 퇴진소식을 전해들은 한 민주계 의원의 탄식이었다. 그의 말처럼 측근을 잘아야 했던 김영삼대통령의 심정은 비감함 그 자체였다고 한다.

김 대통령은 지난 14일 아침 최 전 총장의 사죄전화를 받고 말문을 잇지 못하며 굳은 표정이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날 김 대통령의 흉중을 「외로움」이라는 표현으로 대신했다.

유신이후 격랑의 세월을 함께 헤쳐온 고 김동영 정무장관 최 전 총장 서석재 전 의원 김덕룡 정무장관 등 「4인의 측근」중 건재한 측근은 이제 김 장관뿐.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신념아래 온갖 고초를 감내하며 쟁취한 집권의 아침. 그 아침 기운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새정부 출범 50일만에 YS측은 4인방중 한명만이 남게 된 것이다.

물론 최 전 총장 김 정무장관과 트로이카체제를 구축한 박관용 청와대 비서실장은 흔들림없이 서있다. 황명수 신임총장도 개혁정치의 기축에 서서 「직격」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박 실장이나 황 총장은 YS의 측근으로까지는 불리지 않는다. 더욱이 그들의 뒤를 보면 별로 민주계 인사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젊은」 민주계 전사들이 쑥쑥 크고 있지만 중량급이 되기엔 시기상조다. 때문에 민주계 내부는 다소간의 불안과 우려의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 같다.

고 김 정무장관은 상도동 인맥중 맏형으로 불렸다.

다부진 외모나 행동에서 의리가 넘쳤고 YS에 대한 충성심은 절대적이었기에 「좌동영」으로 불렸다.

지난 74년 진산 타계후 찾아온 「야당 춘추전국시절」 소수세력인 YS를 야당 총재로 만들 때나 3당 합당후 동요하는 민주계를 결집시킬 때나 그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는 생전에 YS의 대업을 보지 못하고 타계했다.

서석재 전 의원도 불운때문에 김 대통령 주변에서 일단 멀어졌다. 그는 「조직의 귀재」답게 대선 당시 「나라사랑운동본부」라는 전국조직을 가동,YS 당선에 한 몫을 했다.

하지만 그 직후 그는 88년 동해 보궐선거의 후보 매수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의원직을 사퇴했다. 60년대 후반부터 김 대통령의 조직을 맡아온 이래 한번도 곁눈판 적이 없던 그는 개혁정치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해야 했다. 지금 서 전 의원은 자신의 텃밭인 부산 사하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것을 보고 훌쩍 일본으로 떠났다.

최 전 총장은 고 김 장관·서 전 의원의 뒤를 이어 민주계를 이끌었으나 42일만에 개혁의 부머랭에 맞아 도중하차했다. 그는 선이 굵고 힘이 넘치는 스타일이다. 「돌격대」라는 별명처럼 밀어붙이는 추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3당 합당후 곳곳에서 벌어진 「YS거세」 움직임에 대항했고 새정부 출범후 개헉정치의 「악역」을 도맡아 해냈다.

김덕룡 정무장관은 70년부터 YS의 비서로 입문,무려 20여년 가까이 「익명의 정치인」으로 살아왔다. 88년 등원한후 김덕룡이란 이름 석자를 찾았기에 그의 경력은 재선뿐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를 실세라고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YS 분신으로 불릴만큼 김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고 나름의 정치력과 추진력도 갖추고 있다. 또한 중정 등의 조직을 관리하는 등 정치적 야망도 범상치 않은듯하다. 더구나 그는 4인방중에 혼자 남아 있다. 당의 주요 회의 때마다 그를 쳐다보는 시각이 예전과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그에게는 하중도 무거워졌다. 『최 전 총장 다음 차례는 김덕룡』이라는 음산한 풍문이 정가의 뒤안길을 떠돌고 있어 요즈음 그는 잔뜩 긴장하고 있는듯하다. 마찬가지로 민주계 전체의 촉각도 곤두 서있다. YS의 「풍운아」들이 하나 둘씩 없어지는 마당이니 민주계의 눈빛이 마냥 여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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