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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외교관 첫 탄생/시카고 총영사 딸 외무고시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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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외교관 첫 탄생/시카고 총영사 딸 외무고시 합격

입력
1993.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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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총영사 아들도 합격 “화제”우리나라 외교사상 최초의 부녀 외교관과 두번째로 부자 외교관이 탄생했다.

16일 발표된 제27회 외무고시 최종합격자 가운데 이창호 시카고 총영사의 장녀 미연씨(25·서울대 동양사학과 졸)와 정태익 주카이로 총영사의 장남 기용씨(22·서울대 공법학과 4년)가 화제의 주인공.

○…이미연씨는 『아버지와 함께 외교관의 길을 걷게 된 것에 대해 기쁨보다 두려움이 앞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학시절 중국과 일본의 현대사에 심취했던 이씨는 이들 국가들의 틈바구니에서 힘겹게 20세기를 달려온 우리의 모습속에서 외교관의 길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학에 다니면서 대학신문의 기자로 활동하는 등 「외교관 자녀」답지않게 적극적인 대학생활을 보냈고 대학을 졸업한후 곧바로 고시공부에 전념했다. 그러나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3년,아프리카(코트디부아르)에서 3년 등 어린시절과 중학시절 6년동안 해외생활을 했던 관계로 적지않은 고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씨는 지난해 첫 도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아버지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또한 첫 여성 외교관인 김경임씨(외무부 문화협력2과장·외무고시 12회)의 도움도 적지 않았다.

이씨는 『워싱턴에서 3년동안 생활한뒤 귀국해 국민학교 2학년에 들어가 첫 국어시험에서 16점을 받았는데 아버지가 「잘했다」고 격려해준 것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며 외교관 자녀의 「고통」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총영사는 『딸이 외교관의 대를 잇게 돼 대견스럽지만 자신을 상실해야 하는 외교관 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앞으로 여성 외교관으로서 제약받지 않고 마음껏 활동하기를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박영철 전남도 외교자문대사 부자에 이어 두번째로 부자 외교관이 된 정기용씨는 『아버지를 따라 해외생활을 하면서 외교관이 보람있는 직업으로 여겨져 외교관의 길을 택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학 1·2학년때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부모님이 우리나라의 역사·고전문학작품을 국내에서 구입해 정독하도록 해주신 것이 큰 힘이 된 것 같다』며 합격의 영광을 부모에게 돌리는 「겸양」까지 보였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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