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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귀결 조용히 지켜보겠다”/최형우의원 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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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귀결 조용히 지켜보겠다”/최형우의원 잠적

입력
1993.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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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총장에 전화 “나대신 개혁을”/“아들 병역문제 잘못된 것 없다”차남의 경원전문대 부정입학 사건으로 사무총장직을 물러난 민자당의 최형우의원이 15일 「시끄러운 서울」을 벗어나 지방행에 나섰다. 총장 취임후 43일동안 당개혁의 주역으로 정치무대의 시선을 한몸에 모아온 최 의원의 사퇴와 동시에 몸을 감추어버린 것은 진퇴를 분명히 하는 그의 성격탓도 있지만 사죄의 심정으로 조용히 사태의 귀결을 지켜보자는 뜻이라고 측근들은 말하고 있다.

○…최 의원이 행방을 감춘 것은 기자들에게 사퇴의사를 밝힌뒤 여의도 당사를 나선 14일 상오 10시께부터. 최 의원은 수행비서도 대동치않고 오랫동안 친구이자 참모역할을 해온 최장수 보좌역만을 데리고 승용차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비서진들에게조차 행선지를 알리지 않고 전화연락만 간간이 해오고 있다.

최 의원은 시내 모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하오에는 고향친구 몇명을 불러 자신의 「답답한 심경」을 털어놓으며 앞으로의 처신에 대해 자문을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은 또 하오 5시께 청와대로 전화를 걸어 김영삼대통령과 통화를 했는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하여 울먹이기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이어 「황명수 신임 사무총장으로부터 사무실로 여러차례 전화가 걸려왔었다」는 최 보좌역의 보고를 받고 황 총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 의원은 같은 민주계 중진으로 오랜세월을 정치적 동지였던 황 총장에게 『멋지게 해보려했는데 면목이 없다. 나대신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개혁을 이룩해달라』고 부탁했다.

최 의원은 이날밤 최 보좌역으로 하여금 성산동 자택에 전화를 걸게해 집에 대기하고 있던 비서진에게 『며칠간 지방에 내려가 쉬겠다』는 말을 전하고 귀가하지 않았다. 최 의원은 이때 『내일 아침 당사에서 사무총장이 이취임식이 있다』는 보고를 듣고는 『내가 어떻게 당사에 나갈 수 있겠는가』라며 불참의 뜻을 밝혔다.

이날밤 최 의원 집에는 황 신임총장과 권해옥 사무부총장,백남치 기조실장 등 당직자와 박희부의원 김충일위원장 등 원내외 민주계 인사 민주산악회 관계자 등 30여명이 들러 그의 사임을 안타까워하다가 돌아갔다.

○…최 의원은 15일 아침 조간신문에 두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이 크게 보도되자 최영오보좌관 집에 전화를 걸어 『그같은 보도는 정말 잘못된 것이다. 언론에 오해가 없도록 잘 설명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의원은 『로스앤젤레스 플러톤대에 다니는 큰아들은 올 12월께 졸업예정으로 내년 1월께 귀국해서 병역을 마치기로 돼있다』며 『오티스 파슨스대에 다니는 둘째아들의 경우도 5월말의 학기말 고사가 끝나면 귀국해 6월중 보충역을 마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측근들도 『학교 입학문제를 부탁한 적은 있지만 두아들의 병역연기에는 전혀 법적인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현재 최 보좌역과 친구 1명 등 2명과 함께 지방에 머무르고 있는데 내주초께나 돼야 서울로 올라올 예정이다.

활동적이고 직선적인 그의 성격으로 볼때 잠적생활이 그리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최 의원의 지방행에 대해 측근들은 『개인적으로 휴식을 취하면서 정치인과 가장으로서의 생각을 정리해보려는 것』이라면서도 『수사과정에서 모든 것이 명백히 밝혀지기를 조용히 기다린다는게 최 의원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측근들은 또 『부정입학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될게 없다』고 말해 항간에 나돌고 있는 「의원직 사퇴설」을 일축한뒤 『앞으로 경찰에서 조사를 하게될 경우에도 떳떳이 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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