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과장 제물론/김준형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과장 제물론/김준형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4.16 00:00
0 0

요즘 대기업 과장들의 어깨가 축 늘어져 있다. 「고통분담」이라는 사회적 분위기 아래 기정사실화된 대기업 과장급 이상 관리직에 대한 재계의 임금동결 결의 때문이다.결의를 유도하는데 앞장섰던 경총에는 과장급 이상 임금동결이후 『너무 한 것 같다. 가장 일도 많이 하고 그만큼 불가피한 지출도 늘어나는 과장급 임금을 동결한다는 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결정이 아니냐』는 불만섞인 호소를 해오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한 대기업 과장은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과 만나면 어김없이 임금동결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다. 『아이들은 학교에 입학해 교육비 지출이 늘고 명색이 대기업 과장에 걸맞는 「품위」를 요구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에 살기가 더 힘들다』는 푸념이 오고간 다음에는 『우리가 봉이냐』는 자탄으로 끝을 맺는다.

짧게는 7년,길게는 십수년씩 걸리는 험로를 거치고 관리직의 문턱에 겨우 올라선 사람들이 바로 과장들이다. 과장이 되면 직책수당이 몇만원 붙는 것외에 전결권 1차 인사고과평가권 등 초급관리자로서의 권한을 부여받게 된다. 그러나 권한에 따르는 책임과 지출은 그보다 몇곱절이 된다는 것이 일선 과장들의 이야기다. 물론 이들이 「내몫」만은 챙기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몇% 정도야 받아도 그만 안받아도 그만인 기분상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흔히들 과장급을 기업의 기둥이니 허리니하고 부르고 있지만 지금 돌아가는 분위기는 이런 과장들의 위치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아 더욱 불쾌하다는 것이 이들의 토로다.

대기업의 한 과장은 『재계나 정부가 좀더 전향적이고 유연한 자세를 가졌더라면 과장급들이 기분좋게 능동적으로 임금동결에 동참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임금동결 움직임이 강제로,피동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대해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