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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원칙따른 군체질개선 의지/군장성 인사 배경·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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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원칙따른 군체질개선 의지/군장성 인사 배경·의미

입력
1993.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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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 중시… 하나회 출신도 중용/ROTC·갑종등 「비육사」 부각15일 군단장급(중장)과 사단장급(소장) 인사가 실시됨으로써 김영삼 문민정부의 군부개편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중장 조장 준장 등 장성급 19명이 승진·이동한 이번 인사의 특징은 하나회 「9·9」 인맥 등 정치성질은 인사들을 가급적 배제하되 군내 화합과 안정도 이와 못지않게 고려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2일 전격 경질된 김형선 전 특전사령관(육사 19기)이 요직인 육군 참모차장에 임명된 것은 군의 화합을 고려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중장은 최근 경원대 입시부정사건이 터지면서 아들의 부정입학 시비에 엉뚱하게 휘말려 보직을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한때 나돌았다.

군관계자들은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김 중장이 요직에 기용될 수 있었던 것은 아들의 부정입학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의 괴문서 파동,음해성 소문 등으로 인한 군내 동요를 조기 차단하려는 의도도 크게 깔려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줄곧 공수부대에서 근무해온 TK로 9·9 인맥이긴 하지만 정치성이 짙지않은 김 중장이 보직을 밭고 같은날 하나회의 실세로 전격 경질된 안병호 전 수방사령관이 보직을 받지 못한채 대기상태에 머물게 된 점은 이번 인사의 배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게 대다수 군관계자들의 얘기다.

하나회 회원중 이택형중장(육사 19기)이 합참전략기획본부장에 보직 발령받은 것과 표순배 3사관학교장(육사 21기)이 중장으로 진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인사에서 하나회 등 「정치군인」들이 완전 배제될 것이라는 말이 꾸준히 나돌았는데도 이처럼 하나회로 알려진 장성들이 진급하거나 요직에 발령된 것은 문민정부가 들어선후 실시된 몇차례의 인사과정에서 불만의 수위가 높았던 점을 크게 감안한 결과로 분석할 수 있다.

군내부에서는 과거 하나회와 9·9인맥 등의 요직 독점에 불만의 소리가 높았고 육참총장 등 정치성 짙은 군수뇌부 전격 경질에 성원을 보낸 것이 사실이지만 「지나친 목조르기」가 자칫 갈등을 부추긴다는 인식이 서서히 확산돼왔다. 게다가 최근들어 하나회 명단이 담긴 괴문서가 살포되면서 하나회원들은 몸을 움츠리면서도 공공연히 불만을 표출하기도 하는 등 인사철을 앞두고 내부동요가 자칫 심각한 양상을 띨 것이 우려되기도 했다.

인사소식이 전해지자 대다수 군관계자들은 명분과 실리를 함께 얻은 「합격인사」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돼온 갑종·ROTC 등 비육사출신 장군들이 크게 부각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갑종출신에서는 최경근군단장이 군수사령관으로 보직 이동됐고 김정신 육군작전 참모부장이 중장으로,김영갑·정호준준장이 소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또 김영식·박호철준장이 더이상 진급이 어려운 직위급이긴 하지만 소장으로 진급됐다.

ROTC 1기로 군단장까지 올라 「학군의 보루」로 여겨져온 박세환중장이 얼마전부터 대장진급 예정자리로 손꼽혀온 교육사령관에 기용된 것도 주목할만한 일이다.

비교적 한직으로 여겨지던 교육사령관은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과 조남풍 1군사령관,편장원 합참1차장 등 대장을 연달아 배출함으로써 상당히 비중있는 자리로 등장했다. 군관계자들은 박 중장이 교육사령관에 임명됨으로써 ROTC 출신 최초의 대장배출이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와함께 육사출신중에서도 그동안 능력인정을 받으면서도 주목을 받지 못한 인사들을 발탁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미 3차진급자까지 배출,중장진급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20기에서 배문한 육본 기획관리참모부장과 21기에서 쟁쟁한 대상자에 가려져있던 이재관 국방부 전력계획관이 중장으로 진급한 것은 능력위주의 합리적 평가라는 지적이다.

군장성 인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군은 3월부터 계속된 인사태풍에서 헤어나 제자리를 찾게 됐다. 더욱이 능력과 원칙,순리라는 기준이 이번 인사를 통해 확고하게 자리잡게 되면서 군의 개혁작업이 난관없이 추진될 것이라는게 군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다.<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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