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4만여건의 미군범죄중 우리정부가 직접 수사,재판권을 행사한것은 1백여건에 불과하고 그나마 제대로 우리교도 시설에서 형집행이 이루어진 것은 몇건 되지 않습니다』『따라서 우리는 눈을 치켜뜨고 마클 이병의 항소심·상고심 공판을 주시할 것입니다』
14일 상오 10시부터 50분간 서울형사지법에서 열린 윤금이씨 살해사건의 미군이병 케네스 마클피고인(21)에 대한 선고공판을 지켜본 「윤씨 사건공대위」 소속 시민·학생 1천여명은 상기된 표정으로 재판보고 집회를 갖고 있었다.
선고공판에서 담당재판부는 『피고인이 콜라병으로 윤씨의 머리 등을 4차례 내려치고 윤씨가 실신하자 병과 우산으로 난행한것은 반인륜적 범죄』라며 구형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었다.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사실을 거의 인정하는순간 마클 이병의 얼굴은 굳어져 갔으며 방청인 2백50여명은 흥분해 고함과 구호를 외치며 술렁댔었다.
감정을 억누르고 법원청사뜰에 모인 시민·학생들은 윤씨 사건의 의미를 생각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공대위의 김경남목사(44)는 『윤씨의 죽음은 평등한 한미관계 정립과 미국범죄 근절을 우리에게 숙제로 남겼다』며 『미국정부는 우리에게 공식사과해야하고 한미행정협정도 보다 평등하게 개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회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이번 사건이 91년 한미행협 개정직후 발생한 최대사건으로 온국민의 주목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특별한 사건」으로 취급되어서는 안된다』며 『정부는 앞으로 모든 미군관련범죄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법원청사내에서 벌어진 집회중 가장 규모가 컸던 이날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윤씨 어머니 강모씨(53)를 『어머니』라고 연호하며 숙연하게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이영섭기자>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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