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이 대규모 입시부정을 조직적으로 저질러온 사실이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경원학원은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학사행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것은 물론 학교의 이미지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 그러나 사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데도 학교를 살려보려는 노력은 찾아볼 수가 없다. 교수 학생 교직원 대부분이 『나몰라라』 하고 있을 뿐이다.대부분의 경원대 경원전문대 교수들은 입을 다물고만 있다. 「학교운영에 추호의 비교육적 행위가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가 지난 10일 「교수일동」의 이름으로 나붙은 것에 대해서조차 아무런 반박움직임이 없다. 이 성명서는 이날 아침 열린 교수회의에서 자세한 내용설명을 거치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승인된 것이었다.
몇몇 교수들이 성명서가 나붙은 뒤 『전체 교수들의 뜻이 아니라 일부 보직교수들의 독단에 의한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낸 정도다.
당장 또는 장차 피해를 입게 될지도 모르는 학생들도 「강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다. 재단비리·입시부정을 성토하는 집회에서는 2백명 남짓한 학생앞에서 총학생회 간부만 목청을 높이고 있을뿐이다.
교내 곳곳에서는 여전히 족구경기가 벌어지고 있고,경찰수사장소인 전산실이 있는 음대건물 앞에서는 동료를 연못에 밀어넣는 장난을 하고 노는 학생들도 눈에 보인다.
총학생회가 내붙인 「경원을 다시 살리자」는 대자보를 읽고있는 학생들은 거의 찾아볼수 없다. 학보사기자인 한 학생은 『신문보도를 보면 우리학교가 심각한 지경에 빠져있는 것 같은데 동료학우들의 얼굴을 보면 그렇지 않은것 같다』고 말한다.
뒤짐을 지고 있기는 교직원들도 마찬가지. 『우리는 잘모른다』 『하도 시달려서 정신이 다 나갔다』는 말만 늘어놓고 있다.
물이 자꾸 들어와 가라앉고 있는 배. 경원학원의 요즘은 이런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런데도 정작 그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이 위기감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평소에 학교에 대한 애착이 적었기 때문이 아니가싶다.<최성욱 사회부기자>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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