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 난무 불안감 증폭/한인타운 자위체제로로드니 킹 구타경관에 대한 미연방 민권법원의 평결이 12일(현지시간)로 사흘째 진통을 거듭하자 이들 경관들이 결국 재판미결(mistrial)로 사실상 무혐의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로스앤젤레스,뉴욕,샌프란시스코,애틀랜타 등지에서는 「제2의 4·29폭동」 가능성에 대비한 치안당국의 경계태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유사시 연방병력 파견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12일 주방위군 6백명을 LA 일원 군기지에 대기토록 명령했으며 LA 경찰국도 2백여명이 순찰요원을 추가투입해 경계활동을 대폭 강화했다.
인근 오렌지카운티 경찰도 LA에서 폭동이 재발할 경우 2시간이내 수백명의 지원병력을 파견할 준비를 갖추는 한편 이를 위해 24시간 비상체제를 가동키로 했다.
캘리포니아와 인접한 네바다주의 방위군도 소요발발시 이를 진압할 병력 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도 피트 월슨주지사가 클린턴 대통령에게 요청할 경우 연방병력을 LA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LA 폭동때 유사한 소요를 경험했던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지에서도 철저한 사전대책 마련에 부심. 각 시경찰국은 지난 주말부터 비상근무체제를 가동,순찰을 강화하면서 평결에 대한 루머에 대비,시민들과의 직통 핫라인을 개설했다.
뉴욕시경도 12일 뉴욕시 일원의 각 경찰서에 긴급 지시를 내려 4백명 이상의 특별기동대를 편성 대기시켜 사고발생 우려지역을 집중 경비토록 했다.
○…평결심리가 연기되면서 LA 일대에는 근거없는 각종 루머가 횡행,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12일 상오에는 「무죄로 평결났다」 「폭동이 발생했다」 「약탈·방화가 시작됐다」 등 갖가지 루머가 수시로 나돌아 LA 한국일보사 등 현지 교포언론사에 확인전화가 쇄도.
이에 대해 취재진들은 시민들이 평소에 늘 발생하던 사건들도 폭동과 연결시켜 생각하는 등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
○폐업 위장하기도
○…워싱턴 포스트와 워싱턴 타임스지 등 미국 언론들은 12일 LA발로 한인사회의 자위노력을 일제히 보도. 워싱턴 타임스는 이날 LA 한인타운의 한 상가앞에서 한국계 경비원들이 수많은 소화기를 쌓아놓고 경비활동을 펴는 사진을 크게 게재. 워싱턴 포스트도 『경찰이 만전의 대책을 수립하고 있음에도 불구,각 업소와 시민들은 별도의 자구 비상계획을 마련했다』고 지적하면서 한인사회가 비상연락망을 가동하기 시작한 점을 예로 들기도. 포스트지는 이어 한인타운 근처에서 건물임대업을 하고 있는 한 업체가 입주자들에게 긴급대피계획서를 배포했다고 보도했는데 이 계획서는 『평결의 결과에 관계없이 소요사태가 광범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언.
한편 이 신문은 린다 로크우드라는 한 여인이 창안했다는 「재산보호비법」을 소개했는데 그녀의 고안품중 하나는 가게문이나 창문에 낙서를 한 낡은 합판을 갖다 붙이는 위장술로서 약탈자들에게 그 가게가 이미 폐업했다는 인상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미 전국 유색인종연합(NAACP)는 12일 연방법원 LA지원 앞에서 한인청소년회관 등 아시안 히스패닉계 흑인단체들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배심원 평결에 관계없이 LA 주민 모두가 인종화합과 평화유지를 위해 단합된 모습을 보이자고 호소.
NAACP의 새 회장으로 선출된 벤자민 차비스도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과 방위군 병력증가로 LA에서 「군사통치구조」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면서 평화를 지켜줄 것을 거듭 호소.
○…로드니 킹 구타사건을 심리중인 LA 연방민권법원은 심리 사흘째인 12일(현지시간)에도 배심원 평결을 내리지 못하고 13일 상오 8시30분(한국시간 14일 0시30분) 심리를 속개키로 했다.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이날 평결발표에 따른 제2의 폭동가능성에 대비해 LA 인근에 주방위군 6백명을 배치하고 경찰 2백명을 추가 투입해 도심순찰활동을 강화했다.
윌리 윌리엄스 LA 시경국장은 『폭동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전체 경찰병력 7천8백명중 90%를 4단계에 걸쳐 투입하는 비상진압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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