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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축재 겨냥 「입시장사」/경원대 어떻게 급성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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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축재 겨냥 「입시장사」/경원대 어떻게 급성장했을까

입력
1993.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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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자금 이용 재산증식 의혹/82년 개교후 매년 증원 특혜도경원대의 조직적인 대규모 입시부정이 경찰수사에서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이 대학이 급성장하게 된 배경과 재산변동상황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8년 경원공업전문대로 출발한 경원대는 82년 3월 국문 영문 경영 무역 경제학과 등 7개 학과에 신입생 4백명을 모집해서 개교했다.

이 대학은 같은해 10월 독문 관광 경영 법학과 등 4개 학과를 증설한 것을 비롯,해마다 학과증설과 학과증원 인가를 받아냈다.

정부는 82년 12월 수도권 인구집중 억제를 위해 수도권 정비계획법을 제정,서울 인천 경기도 일원에서의 대학과 전문대 신설을 억제해왔다.

학과증설과 증원의 경우도 첨단과학 등 이공계에 한해 선별적으로 허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원대만은 마치 치외법권지대의 대학인 것처럼 개교한 82년부터 해마다 학과증설 등을 통해 30∼2백명씩 증원받아 학교의 외형을 키워나갔다.

교육부에 의하면 경원학원이 단과대를 처음 설립한 81년 당시 문교부장관이던 이규호씨가 수도권 인구집중억제책에 따라 서울소재 대학의 입학정원은 동결하면서 82년 개교한 경원대는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다는 이유로 증원을 대폭 허용해줘 학교발전의 기틀을 잡았다는 것.

이 대학은 5차례의 학과증설과 경영대학원 신설 등을 거친뒤 개교후 6년만인 88년 3월 종합대학으로 승격됐다.

경원대가 입학인원 1천4백명 수준의 종합대학으로 승격한데는 당시 문교부장관이던 서명원씨의 입김이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88년 2월말까지 문교부장관을 지낸뒤 92년 1월 경원대의 3대 총장에 취임했다.

서씨가 총장이 된 시기는 이 대학 설립자이자 초대 총장이던 김동석씨가 90년 9월22일 의문의 교통사고로 숨진뒤 김씨의 부인 김용진씨가 학교운영을 맡아오다 학교재단을 D그룹 회장의 동생인 현 이사장 최원영씨에게 넘긴 뒤였다.

이때부터 신입생과 편입생 선발과정서의 비리사례와 학교 회계상의 부정의혹에 대한 투서와 진정이 잇달아 학사운영에 차질을 빚곤 했다.

부정입학 혐의를 잡고 수사중인 경찰은 이 대학의 수익용 기본재산의 증감 등 실태를 철저히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8년 12월 당시 문교부가 발표한 전국 사립대학의 수익용 기본재산 증감현황에 의하면 경원대의 91년도 수익용 기본재산은 토지 2만7천9백60여평,건물 3동 1백75평,유가증권 8억8천9백22만원 등이었다.

이에 비해 89년에는 토지 등 유형 고정자산 7억9백49만1천9백13원,유가증권 1억9천9백78만원으로 2년만에 유가증권은 6억8천9백44만원이나 증가했으며 토지 등 유형 고정자산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같은 규모의 토지 및 유형 고정자산으로 어떻게 2만7천9백60평의 토지와 건물 3동 1백75평의 재산증식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관계자들은 토지 및 건물 임대료·주식투자에 의해서는 그와같은 막대한 재산을 증식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89년 상반기를 고비로 주식경기가 서서히 후퇴하기 시작,90년도에는 급격히 하락하다가 91년도에는 주식값이 폭락했기 때문에 가장 가능성이 높은 유가증권에 의한 재산증식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토지 및 건물의 재산증식은 물론 유가증권 자체의 보유액 증가도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인 만큼 학교 회계에서 발생하는 운영자금을 재단이 무단으로 전출해서 수익용 기본재산을 늘렸다고 밖에 볼 수 없다는 것.

89년의 경우 재단 전입금 예산액이 12억9천4백62만3천원,89년도 결산액 전입금 및 기부원조금은 11억5천8백59만원으로 결산액이 예산액보다 1억3천6백3만3천원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결산액중 기부원조금을 제외한 순수 전입금은 10억 정도에 불과하다. 이같은 토지 및 유형 고정자산 등의 증식과정에서 과연 교육부 등 관계당국의 비호나 묵인이 없었는지의 여부는 입시부정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밝혀내야할 또다른 과제다.

경원대의 조직적인 입시부정에 대한 규모와 실태 등은 경찰의 수사결과 자세히 밝혀지겠지만 이 대학의 학교법인인 경원학원이 교육자적 양심과 도덕적인 기준을 팽개친채 비교육적인 「입시장사」로 재단의 잇속만을 채워왔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광운대 사태에 이어 국민에게 또다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광운대 사태는 어려운 사학의 살림살이를 조금이나마 탈피해서 학교를 발전시키는 「충정」에서 저질러진 측면도 있지만 이번 경원대 사건은 재단과 설립자 주변의 축재만을 겨냥한 조직적인 부정인 것으로 점차 밝혀지고 있어 파문이 넓고 크게 일고 있다.<설희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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