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한인단체들 자위대책 분주/경찰·주방위군 상시 대기 “비상”/“폭력행동 자제” 대규모 종교집회 잇달아미연방 민권법원의 로드니 킹 사건 최종판결을 앞두고 로스앤젤레스지역 전체는 12일 상오(이하 현지시간)의 평결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흑인폭동 재발우려로 긴장이 증폭되고 있다. 일촉즉발의 「로드니 킹 비상사태」에 대비,LA 경찰당국은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고 총영사관을 중심으로 한인사회는 자위체제를 구축한채 삶의 터전을 고수하기 위해 뜬눈으로 폭동전야를 지새웠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진행된 미연방 법원의 배심 평결과정은 사안의 무게와 파장을 고려한 탓인지 최종판결까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백인 9명,흑인 2명,히스패닉계 1명 등 12명의 배심원들은 1차(10일 하오) 2차(11일 하오)에 이어 12일 상오 3차평결 심의를 계속할 예정이다.
배심원들은 최종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매일 상오 8시30분과 하오 4시30분 등 2차례 심의 회동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동안 1·2차 심의에서는 배심장을 선출한 것 이외에 의견접근이 없었다는 후문.
따라서 최종평결의 시점은 미지수인 셈인데 담당 재판부의 존 데이비스 판사는 12일중이 될 것으로 예상.
한편 배심원단은 심의과정에서 평결의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일부 증인소환을 배제하는 등 고심한 흔적이 역력.
배심원단은 11일 하오 과속 질주하는 로드니 킹을 최초로 추적했던 캘리포니아 고속순찰대 소속 여경관 멜라니 싱어를 재소환하자는 일부 의견을 평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기각시켰는데 싱어 경관은 지난번 증언당시 피의자들의 구타상황을 설명하면서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눈물까지 흘려 배심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당국은 배심원들의 평결작업 착수직후 6백여명의 폭동진압 경찰을 배치하고 6천5백여명의 경찰병력에 상시 대기명령을 내리는 등 상황대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윌리 윌리엄스 LA 경찰국장은 이와함께 모든 경찰관들의 휴가를 취소하는 한편 한인타운을 포함한 소요예상지역에 차량순찰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또 주방위군측도 폭동이 재발할 경우 4천여명의 군병력 투입방침과 함께 LA시 인근 12개 무기고에 대한 습격에 대비,무장방위군들을 무기고 주변과 시내 곳곳에 배치할 계획을 발표.
○…LA의 한국 총영사관은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으며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서울에 와있던 김항경총영사도 11일 상오 급거 귀임하는 등 교민들의 안전확보를 위해 총력.
총영사관은 11일부터 영사전원을 6명씩 3개조로 편성,24시간 근무체제에 들어갔으며 미 경찰·연방수사국(FBI) 등과 비상연락망을 갖추고 교민보호대책을 계속 협의하는 한편 한인회·코리아타운 교민회·LA상공회의소·상사지사협의회 등 10여개 한인단체와 비상시 자위대 역할을 할 수 있는 한미 경찰위원회·재향군인방범단·해병동지회 등과의 비상연락망을 점검했다.
김 총영사는 귀임직후 『한국정부가 미국정부측에 교민보호를 계속 요청하고 있으며 총영사관은 가능한한 모든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강조.
○…경찰의 경계강화로 LA 전역이 긴장속의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폭동의 진원지였던 사우스 센트럴지역과 한인타운지역은 악몽재현을 우려하며 자체 방어태세를 강화하고 철야경비에 들어가는 등 촉각이 곤두선 상태.
코리아타운의 한인들은 상가의 철제셔터를 보강하거나 총기와 탄약을 구입해 뜬눈으로 밤을 새며 야간순찰을 벌이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
크렌셔와 킹 인근 크렌셔 상가에서는 상가입주 한인들이 9일부터 5인 1개조로 철야경비에 들어갔는가하면 일부 한인들은 평결발표가 예상되는 12·13일 철시하는 한편 가게물건을 집으로 이동시키겠다고 언급하기도.
○…로드니 킹 평결로 인한 제2의 LA 폭동발발이 우려되는 가운데 LA 타임스는 이를 뒷받침하는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해 주목.
LA 타임스는 11일 1천1백36명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대부분 응답자들이 소요사태 촉발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면서도 경찰의 진압을 낙관하고 있다고 보도.
이 신문은 응답자의 55%가 폭동이 재발해도 지난 폭동보다 약할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22%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고 폭동을 우려해 긴급식량을 준비한다는 주민도 14%였다고 밝혔다.
○…로드니 킹 최종평결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부활절을 맞은 현지 종교계는 연일 대규모 종교집회를 개최하며 시민들의 과격행동 자제를 당부.
부활절인 11일 LA 시내 각 교회는 설교와 강론을 통해 『폭력말고도 자신의 권리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신앙인들이 자제분위기 확산에 앞장서줄 것을 촉구.<로스앤젤레스=이준희특파원·외신=연합>로스앤젤레스=이준희특파원·외신=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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