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교체후 소외교수 반발/임금싸고 갈등빚은 노조등 가능성도경원대 입시부정 수사착수의 단서가 된 「경원학원 사랑회」 명의의 투서는 과연 누가 어떤 목적으로 작성,배포했을까.
경원대 입시부정 및 재단비리를 폭로한 이 정체불명 단체의 투서가 수사기관 언론사 등에 날아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 91년 10월 예음그룹 회장인 최원영 현 재단이사장이 경원학원을 인수하면서 부터.
최 이사장은 당시 경원학원 설립자겸 재단이사장·총장으로 90년 9월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 김동석박사의 부인 김용진이사장(45·체미중)으로부터 학교운영권을 넘겨받았으나 이후 총학생회·교직원 노조측과 ▲등록금 인상 ▲학생자치공간 확보 ▲교직원 임금인상 문제 등을 놓고 대립을 거듭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날아든 투서는 육필의 경우 필체가 비슷하고 타자기나 워드프로세서로 작성된 것도 내용이나 어투 등이 상당히 유사해 한 개인이나 그룹이 꾸준히 작성,유포한 것으로 보인다.
학내 분규상황을 감안할 때 총학생회·직원 노조측이 작성했을 가능성도 있으나 그동안의 투서내용을 면밀히 검토해보면 재단운영 주체가 교체된 이후 소외된 교수·교직원이 단독 또는 공동으로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제보는 총학생회·직원 노조 등에 「재단비리 폭로에 앞장설 것」을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특히 입시부정·재단비리의 정점으로 학사운영의 실세인 이정부부총장을 지목하고 있다.
이 부총장은 최 이사장의 6촌 매형으로 91년 수원대에서 영입될 당시 기획실장을 맡았으나 승진을 거듭,올해초 부총장에 임명되는 등 학사행정업무를 총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입시부정 제보자가 최 이사장 체제하의 이 부총장 독주에 반발한 구 재단 기득권층의 일원일 것으로 보고 일단 88년 입시에서 부정입학 청탁 고위공직자 명단을 제보한 경원전문대 김영기교수(40·공업경영과)를 유력하게 꼽고 있다.
경원대 교직원들에 의하면 김동석 전 총장의 비서를 지낸 김 교수는 김 총장으로부터 4년제인 경원대 교수직을 약속받았으나 김 총장이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재단운영 주체가 바뀌는 와중에서 소외당해 경원전문대 교수로 발령난데 불만을 품어왔다는 것이다.
경원대 한 교수는 『재단이 바뀐후 몇차례 단행된 보직인사에서 구 재단측 교수들이 계속 밀려났다』며 『김 교수는 평소 전문대 교수로 발령난데 대해 불만을 토로해 왔는데 88년 입시부정 자료를 제보한 것도 그동안 재단비리에 대한 몇차례의 투서가 효과가 없자 「동반자살」식으로 자신이 꿰뚫고 있던 구 재단측 비리까지 공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학내 사정에 밝은 한 교수에 의하면 이 부총장은 91년 영입된이후 신재단측의 몇몇 인사만 참여시켜 재단 및 학사업무 일체를 총괄,운영함으로써 구 재단 인사들은 물론 교수 교직원들로부터 불만을 사왔다.
특히 총학생회,올해초 자진 해체한 교직원 노조 등 학교내 구성단체들과의 관계에서도 강경한 자세로 일관,새재단이 들어선후 학내 분규의 불씨를 제공해왔다는 것이다.<조상욱·변형섭기자>조상욱·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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