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구속한 것은 20년만의 일입니다』서울지검은 10일 대표적 비리변호사로 지탄받아온 최진석(36) 박진(42)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구속하면서 유난히 이 점을 강조했다.
이 말은 물론 변호사를 구속하는 것이 예삿일이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겠지만 역설적으로 변호사들이 그동안 얼마나 성역에서 보호받아 왔는지를 반증해주고 있기도 하다.
사실 검찰 등 수사기관은 악덕변호사들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여론이 일 때마다 단죄의 칼을 뽑아 별러왔지만 고작해야 사무장 몇명을 구속하는 선에서 끝맺음하기 일쑤였다.
이런 변호사 봐주기의 이면에는 『같은 법조인인데…』 『나도 변호사로 개업하게 될 텐데…』라는 묘한 동료의식이 깔려 있었던 것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검찰이 지탄의 대상이 돼온 변호사 2명을 전격 구속한 것은 법조계의 해묵은 관행을 깨뜨렸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번 수사의 긍정적 평가 이면에 재조출신 변호사와의 형평을 잃은 수사태도에 대한 지적에 유념해야 한다.
소장변호사들은 『두변호사가 구속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라지만 솔직히 검찰이 「끈」없는 사법연수원 출신들만 제물로 삼은 점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다.
차제에 판사·검사출신이라는 점만으로 특혜를 누리는 전관예우의 병폐도 시정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재조출신 변호사들에게도 똑같이 메스가 가해져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최근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평소 형사사건을 수임하기 어려웠던 변호사에게도 자발적으로 사건을 맡기는 의뢰인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브로커들이 일제히 잠적했기 때문이다.
구조적 비리에 대한 과감한 수술없이는 사건브로커가 다시 설치게 마련이라는 점에서 검찰은 생색내기 식으로 이번 수사를 끝내서는 안된다.
검찰의 성역없는 법조 부조리 수사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자못 크다는 점을 검찰은 알아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