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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택민호칭 고민/유동희 북경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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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택민호칭 고민/유동희 북경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3.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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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택민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국가주석직을 겸하게 되면서 앞으로 두직책중 어느 직책이 앞세워질 것이냐는 호칭선택의 문제가 관심사로 등장했다.중국은 당우위의 사회주의국가이다. 따라서 두직책을 다른 사람이 각기 보유하였을 때는 당의 최고책임자인 당총서기를 국가원수인 국가주석보다 앞세운다.

두직책을 한사람이 겸직했을 경우도 직책간의 서열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어느 직책을 먼저 내세우느냐는 문제에 부딪쳤을 때 그 선택은 반드시 종래의 서열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지는 않는 것 같다.

지난 5일자 중국 언론들에서 이러한 선택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당기관지 인민일보는 당·정 지도자들과 함께 4일 식목행사에 참석한 강택민의 동정을 보도하면서 그가 보유한 두직책중 총서기직만 단 한차례에 언급했다. 광명일보,경제일보,해방군보,경제관고보,북경일보 등에서도 두직책 모두를 아예 언급하지 않은채 「동지」라고만 호칭,역시 당직책에 무게를 두었다. 그러나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는 본문중에서는 총서기와 국가주석을 병행해서 표기했지만 큰 활자로 쓴 사진설명에서는 총서기 대신 국가주석쪽을 택했다.

당행사인지 정부 행사인지가 모호한 이러한 행사를 보도함에 있어서 노정된 선택의 불일치는 권력서열 제1위인 「총서기」의 권위를 약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당정일체화」가 중국 권력구조 측면에서 당우위의 원칙을 확인시켜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위협하는 아이러니가 성립하는 것이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91년 8월 쿠데타 직후까지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겸임했지만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는 일찍부터 「서기장」이 아닌 「대통령」으로 불려왔었다. 물론 아무런 직책도 가지고 있지않은 등소평이 최고실력자인 사실서 엿보듯 기본적으로 인치의 사회인 중국과 구 소련의 경우를 단순하게 오버랩시키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겸직이전까지만 해도 내용상으로나 형식상으로나 확실했던 두직책간의 서열이 서서히 혼란스러워져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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