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 안여사에 국민성금전달 시작/매달 유족 생계비 지원/안여사/“남편 음악혼 살리겠다”안익태선생을 기리는 많은 국민들의 정성이 유족에게 전해졌다. 한국일보 보도이후 모아진 국민성금으로 구성된 안익태기념재단(이사장 전봉초)은 사업목적중 하나인 유족생계지원을 위해 미망인 롤리타 안여사(74)에게 매달 1천5백달러씩 지급키로 하고 지난달 30일 스페인 마요르카섬의 유가에서 스페인 대사관의 김상일영사를 통해 우선 석달치 지원금을 전달했다.
롤리타 안여사는 한국민들과 한국일보에 감사하다는 말을 몇번이나 되풀이하면서도 애국가 작곡가의 아내답게 기품을 잃지 않으려 했다.
『남편은 많지는 않지만 세딸을 남못지않게 키울 수 있는 유산을 남겨주었고 지금 생활도 넉넉한 것은 아니지만 결코 궁핍하지 않다』며 성금이 남편의 애국심과 음악혼을 기리는데 더욱 유용하게 쓰이기를 희망했다.
안여사는 재단의 지원금을 생계보다는 남편이 평생 음악활동을 해온 유가의 보존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생의 유가는 유럽의 하와이로 불리는 마요르카섬의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경관좋은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다.
안여사는 46년 결혼 한달만에 이곳에 정착한뒤 남편이 65년 작고한뒤에도 90년까지 이곳에서 살아왔다. 선생의 생존 당시에는 인접한 두채의 스페인 전통양식 주택에서 살아왔는데 남편이 반드시 고국에 돌아가겠다고 해 집을 사지 않고 전세생활을 했다. 남편이 작고한뒤엔 옆의 단층건물을 처분하고 지금의 2층 주택에 살았으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딸네집으로 옮겨살다 91년 이 집을 구입한 스페인 거주 교포실업가 권영호씨(52)의 배려로 다시 돌아왔다.
지금 살고 있는 주택은 안익태선생의 숨결을 구석구석에서 느낄 수 있게 꾸며져 있다. 하지만 집관리에 적지않은 돈이 들어 보존상태는 허술한 편이다. 집앞의 벤치는 부서져있고 조그만 정원도 황량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창문이 제대로 열리지 않는가 하면 파이프가 깨져 물이 쏟아지는 바람에 애를 태운다.
안여사는 우선 급한 것만 보수를 했으나 대부분 딸들이 비용을 부담하고 일부는 은행빚으로 충당해야 했다.
안여사는 기념재단이 지난 3월 안익태 작곡상을 제정한 사실을 반기며 꼭 음악만이 아니라도 미술 문학 등 모든 예술분야에서 재능있는 젊은이들을 발굴해 지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했다. 또 「코리아팬터지」외에 선생의 음악을 발굴하고 선생의 삶과 음악을 있는 그대로 그린 전기를 출판하고 싶어한다.
기념사업에 대해서도 적극 찬성,『유가를 기념관으로 할 경우 수백점의 남편유품을 기증하겠다』면서 자신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근처에 사는 두딸이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여사는 빠른 시일내에 남편 조국을 방문하기를 바라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면 한국민과 한국일보사에 고마움을 전하고 기념사업에 대한 의견도 밝힐 생각이다.<마요르카(스페인)=원인성특파원>마요르카(스페인)=원인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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