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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자 세습체제 사실상 매듭/김정일 국방위장 취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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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자 세습체제 사실상 매듭/김정일 국방위장 취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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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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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전반 완전 통제/대남·대외정책 당분간 변화없을듯김정일이 북한 최고인민회의 9기 5차회의 마지막날인 9일 국방위원회 위원장으로 전격 추대됨으로써 김일성에서 김정일로의 후계체제가 사실상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김정일은 북한정권의 2대 권력지주인 당과 군중 권력승게의 마지막 걸림돌인 것으로 여겨졌던 군을 명실상부하게 장악하게 된 것이다.

김은 이미 10여년째 당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사실상 당권을 장악하고 있어 김일성­김정일부자 권력승계로 향하는 길에 장애물은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셈이다.

김일성은 이후 적절한 시기에 당대회를 소집,당총서기직을 김정일에게 넘겨주고 최고인민회의에서 국가주석직을 물려주는 등 수순을 거쳐 권력이양을 완전히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위원회 위원장직 취임은 북한에서 단순히 군통수권 장악차원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지난 4월 개정된 북한 헌법은 국방위원회를 중앙인민위원회 하부기관에서 분리,주석과도 독립된 최고군사지도 기관으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국가주석과 중앙인민위원회가 수행하던 무력지휘·통솔의 기능과 권한을 국방위원회가 통합해 행사하는 군·정 2원체제의 권력행태를 갖게 됐다.

흔히 「중국형 권력배치」로 불리는 이같은 군·정 2원체제하에서 군사위원회 위원장이 지니는 무게는 중국 최고실력자 등소평이 당총서기직을 물려준 뒤에도 군사위원회 주석,고문직 등을 고수,국정전반을 통제했던 사례에서도 가늠할 수 있다.

북한의 개정헌법은 또 새로 설치된 「국방」이라는 별도의 장(제4장)에서 군의 사명을 「사회주의제도의 보위」(59조)로 확대해놓고 있다.

김정일의 국방위 위원장 취임문제는 그와 빨치산 출신 혁명 1세대 군부와의 갈등설이 심심찮게 제기되면서 관심을 끌어왔다. 이에 따라 이번 국방위원장 추대를 김정일의 반대세력에 대한 최종적 승리로 보는 시각도 일부 있다.

지난 80년 10월 6차 당대회에서 김정일이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이후 실질적 통치권을 행사해왔음에도 지금까지 국가주석과 당총서기·군사위원장 등 최고권력의 자리로는 선출되지 못한 점,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선출후 위원장 취임까지 3년 가까운 「시차」가 있었다는 점 등이 이같은 내부갈등설의 근거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북문제 전문가들은 이같은 「갈등설」에 대해 회의적이고,김정일의 권력승계 과정이 대부분 순탄하게 예정된 수순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김정일의 군사위원회 위원장 취임이후 북한의 대남·대외 정책에 큰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통일원의 한 고위당국자는 『김정일의 국방위원장 취임은 음성적인 권력이 양성화되고 초법적인 통치가 제도화됐다는 정도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도 통일문제는 김일성이 직접 관할하고 군과 당은 김정일이 이끄는 일종의 양두체제가 상당기간 계속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정일의 군부장악은 80년 당대회에서 당정치국 상무위원,당비서국 비서와 함께 당군사위원에 취임한 것에서 시작,지난 90년 군사위원회 제1부위원장에 추대된뒤 급속도로 진행돼왔다.

특히 91년 12월24일 조선인민군 총사령관 취임과 92년 4월24일 원수칭호 부여 등은 군에 대한 그의 실질적 지도력을 굳힌 조치로 평가됐다.

실제로 지난 2월 북한은 한미 양국의 팀스피리트훈련 재개를 핑계로 헌법상 국방위원장만이 내릴 수 있는 준전시상태 선포를 김정일의 이름으로 발표,그가 사실상 군부장악을 마무리지었음을 일찍히 시사한바 있다.

당시 북한은 김정일을 「우리 시대의 가장 검출한 군사영장」으로 극찬하고 전군이 김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할 것을 촉구,그의 국방위원장 취임을 예고해왔다.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중국측은 김정일의 국방위원장 취임가능성을 강력하게 예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군권이양을 계기로 김일성은 「빠른 속도」로 권력일선에서 물러나 차례로 최고권력을 이양,명실상부한 「김정일시대」의 개막이 멀지않았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때맞추어 김정일의 측근세력이 혁명 2세대로 정규교육을 받은 「테크노크랫」이라는 점을 들어 중·장기적으로는 합리적인 대남 및 대외정책의 전환을 꾀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적 기대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후계체제가 완성되면 더이상 권력승계라는 내부투쟁 목표가 상실됨으로써 대미·대일 대화에 신축적으로 나설 수 있게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이후 야기된 긴장국면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김정일체제를 기정사실화하는데 요구되는 긴장관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성급한 북한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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