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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제재” 의지 갈수록 퇴색/재산공개 뒷처리 어수선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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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제재” 의지 갈수록 퇴색/재산공개 뒷처리 어수선한 민주당

입력
1993.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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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 한계” 지도부 미적미적/문제의원 해명·보호요청 진땀민주당이 재산공개 뒤처리를 놓고 고심중이다.

「문제인사들」에 대한 현실적 「조치」가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적거리다보니 숱하게 천명했던 의지마저 퇴색한 꼴이다. 그렇다고 어물쩡 넘어가기에는 여론의 눈총이 너무 따갑다.

전체적인 성실성을 부각시키는 것으로 지우기에는 몇점의 얼룩이 너무 짙다. 또한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느냐』는 당내의 반발을 누르고 도덕적 흠결을 도려내기에는 원천적으로 지도부의 권위가 무디다.

더구나 정부 여당의 재산공개 파문에 대해 집중적 비난을 퍼부으며 강경처리를 요구했던 민주당이다. 그래서 민주당의 태도는 「이중잣대」라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특히 『불성실신고 또는 도덕적 문제가 나타날 경우 당헌 당규에 따라 강력히 조치하겠다』던 당지도부의 다짐이 『야당은 실사능력도 제재수단도 없다』는 변명으로 돌변하면서 지도력 자체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의원들은 특히 문제부분들이 속속 드러나자 지도부를 향해 당차원의 「보호막」을 요청하는 양심마저 노골화하고 있다.

민주당이 우여곡절끝에 8일 하오 신진욱의원에 대한 「해명성 실사」를 벌인 것도 궁여지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 의원을 포함한 10여명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이고 14일께 종합적인 재산공개 평가보고서를 내겠다는 계획도 시간벌기 인상이 역력하다.

한편 일부 의원들은 이날도 언론의 문제점 지적에 대해 나름대로 해명하느라 안간힘을 써 뒤숭숭한 분위기를 더했다.

○…이기택대표는 이날 상오 북아현동 자택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민자당에 비해 부도덕하게 재산을 증식한 의원이 거의 없다』며 『성인군자의 도덕기준을 통해 여론재판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

이 대표는 『문제가 있다면 엄중조치하겠다』던 수차의 다짐과 달리 『아마도 신 의원외에 특별히 추가 조사해야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후퇴.

이에 앞서 7일 하오의 최고위원 회의에서도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우리 당은 시가공개 원칙을 엄밀히 적용했고 공권력을 이용한 부정축재자도 없음이 드러났다』고 재산공개 결과를 자평하면서 『정치적 공개인 만큼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한후 실사제재에 나서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

이와관련,당내에서조차 『지도부의 의지가 문제이지 징게를 하려고 하면 못할게 무엇이냐』며 『최소한 도덕성 실추로 당이미지를 손상한 것은 문제삼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무성한 실정.

○…학교법인 재산을 누락하는 등으로 물의를 빚은 신 의원에 대한 이날 실사는 미리 자료를 준비하고 실사팀의 방문을 요청하는 수순에 따른데서도 예고됐듯 신 의원측의 해명일변도로 마감.

특히 실사소위 위원장인 강수림의원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마당인데다 애초에 실사팀에 포함될 예정이었던 김원웅의원이 용인토지와 관련,박계동의원으로 교체되는 등 실사팀 자체의 얼룩도 문제점으로 지적.

○…그동안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았던 신진욱 김충현 정기호 이경재 강희찬의원 등은 이날도 추가해명자료를 제출하는 등 공세화살을 피하는데 진땀. 또 장재식 하근수 이장희 이동근의원과 엉뚱한 유탄을 우려한 최낙도 김병오 나병선의원도 사전 대비용 추가해명을 자청.

하근수의원은 『본인은 물론 가족이나 제3자의 명의로 단 한평의 땅도 매입한 적이 없다』면서 『문제가 된 자녀명의의 인천 송현동 땅은 장인이 아들에게 상속,증여한 것』이라고 설명.

또 이장희의원은 서울 갈현동과 경북 영일군 충북 음성군의 부동산은 모두 자신이 운영하는 (주)한남주택이 연립주택을 건설하고 남은 자투리땅이거나 공사예정중인 땅이라고 해명.

장재식의원은 장남명의의 용인 임야에 대해 『국유지 불하시 5번이상 유찰돼 국세청이 고심하다 가족묘지용으로 매입한 것』이라며 『가족묘지용이므로 후세가 유지관리하는게 옳다고 봐 장남명의로 했다』고 설명.

이들 세의원의 해명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대체로 납득하는 분위기. 그러나 과다 주택보유로 문제가 된 정기호 이경재의원과 강희찬 김충현 신진욱의원 등의 해명은 여전히 아리송하다는게 중평.

정 의원은 나란히 붙어있는 본인명의의 청주주택에 대해 『장차 한데 뭉쳐 사용코자 한 것으로 경제목적상 1가구와 같다』면서 『인근의 또다른 주택은 차고로 이용키 위해 구입,사용하고 있으며 건물은 무료임대해주고 있다』고 주장.

또 이경재의원은 동자동 「벌집」과 관련,『가옥 6채를 임대한 일은 있으나 50여가구에 임대한 일은 없다. 재임대한 사실은 알지못한다』고 당초의 설명만을 반복.

김충현의원은 우선 『신고한 재산목록중 어머니 소유 3건 24억여원을 차남인 내 재산에 합산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계산방식에 의문을 제기한후 『제주도 땅은 첫아들을 얻자 형님이 축하하는 뜻에서 매입해 증여한 것』이라고 해명.

신진욱의원은 뒤늦게 누락됐던 학교법인 재산이 학교건물과 운동장 등을 포함,1천2백억원 정도라고 공개하면서 무연고지 임야 등에 대해서도 「조림사업용」 「부실채권정리용」 등의 사유를 늘어놓느라 진땀.<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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