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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의 균열(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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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의 균열(기자의 눈)

입력
1993.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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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 일본 외무장관의 사퇴는 예상된 것이었다. 그가 지난해 병원에 입원한뒤 병세가 심각하다는 소식이 꼬리를 물었다.관심은 후임자가 누구냐에 쏠렸었다. 이 대목에서 미야자와총리는 절묘한 수를 던졌다.

그 수를 받아야될 인물은 하타 쓰토무(우전자) 전대장상. 자민당 다케시타파를 이탈한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전 간사장그룹의 의원 44명이 지난해12월 출범시킨 당내 제5파벌 하타파의 회장이다.

하타파는 다케시타,나카소네 전총리,미야자와 현총리 등 자민당원로들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혀있었다. 정치개혁을 내세우며 이들 원로들의 눈밖에 벗어나는 독자노선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실질적 파벌보스인 오자와는 금권정치의 화신인 가네마루 전부총재의 분신노릇을 하다 이제와서 정계정화를 앞장서 외치고 있으니 「괘씸죄」에 걸만했다.

미야자와가 하타에게 외무장관카드를 내민 것은 오자와와 하타를 분리시켜 하타파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었다.

특히 하타파가 곧 국회에 제출할 선거제도개정안이 납득할만한 내용으로 통과되지 않을 경우 탈당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기 때문에 미야자와로선 「하타 끌어안기」가 시급한 과제였다.

그러나 하타의 대답은 「노」였다. 정치개혁의 길을 걷겠다는 것이다. 물론 하타도 외무장관이란 감투에 한때 솔깃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파벌의 얼굴」로 모셔놓은 하타가 미야자와에게 안길 경우 자기의 정치생명은 끝장이라는 오자와가 불끄기에 일단 불끄기에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어쨌든 하타의 처신은 「자리안배」로 유지해온 집권자민당의 지금까지의 집권행태를 뿌리째 뒤흔든 것으로 평가된다.

오자와의 읍소만으로 하타의 마음이 바뀌었다고는 볼수 없는게 요즘 일본정치판의 분위기다. 사가와 규빈사건,가네마루 체포 등으로 일본국민들의 정치불신은 자민당으로선 위험수위를 넘어선지 오래다.

국민의 정채개혁 열망이 정치판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과 한국은 비슷한 상황이다.<안순권 동경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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