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 교육­정 전교조위장 공식대좌/한때 해직동지 “기대의 만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 교육­정 전교조위장 공식대좌/한때 해직동지 “기대의 만남”

입력
1993.04.09 00:00
0 0

◎대학 사제지간 인연까지/합의 없었지만 협의 계속키로사제간의 정과 해직자로서의 동료애가 전교조 문제를 풀어가는 힘이 되고 있다. 8일 하오 5시 정부종합청사 16층 교육부장관실에서는 오병문장관(65)과 정해숙 전교조위원장(56·여)이 교육계 최대난제인 전교조 문제의 해결을 위해 1시간20분동안 대좌했다.

89년 5월29일 전교조 출범이후 교육총수와 전교조 대표가 만난 것은 처음이지만 이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을 나눠 온 사제간이면서 해직동료였다.

그래서 이들의 만남에서는 공식적인 대좌이면서도 장관입각을 축하하고 해직시절의 아픔을 나누는 정이 흘렀다.

정 위원장은 전남대 의예과 2학년이던 56년 교육학과 교수였던 오 장관의 교양과목을 수강했었다. 오 장관을 젊고 강직한 교수로 기억하고 있는 정 위원장은 대학졸업 후 61년부터 교단에 섰다.

그러다가 89년에 광주 효광여중 수학교사로 재직중 교단생활 28년만에 해직돼 전교조 광주시지부장을 거쳐 지난 2월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제5기 위원장에 선출됐다.

오 장관은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내란음모죄로 5개월간 옥고를 치른 뒤 80년 10월30일부터 84년 4월16일 목포대 교수로 복직할 때까지 4년여동안 대학강단을 떠나 있어야 했다.

정 위원장은 91년 1월 「해직교사생계대책을 위한 도자기전시회」를 개최할 때 전남대 총장이던 오 장관을 방문,출판사 사장인 독지가가 내놓은 도자기 1백50여점을 서울 종로구 인사동 「민화실」에서 전시판매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같은 광주출신인 두사람은 암울했던 80년대초 여러차례 만나 서로를 격려하며 지냈던 사이다. 특별한 모임을 갖거나 같은 단체에서 함께 활동한 적은 없었지만 해직자라는 동료의식은 두사람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였다.

오 장관은 이날 『역사적인 만남입니다』라며 정 위원장을 따뜻하게 맞이했고 정 위원장도 『장관 취임을 이제야 축하드리게 돼 죄송합니다』 『그간 전교조 문제로 심려가 크셨을 줄 압니다』라고 응답했다.

첫 만남은 교육부의 「전교조 해체 후 선별복직」과 전교조측의 「조건없는 일괄복직」 등 의견차이를 확인하는 선에서 그칠 수 밖에 없었으나 오 장관은 『해직교사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면서 어려운 문제를 화해의 정신과 대화로 풀어나가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한 만큼 앞으로 실무적인 만남을 계속해 나가자』고 말했다.

정 위원장도 『윤영규 전 위원장에 대한 수배가 해제되도록 애써 주신데 감사한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대화하다 보면 잘 풀려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직도 교육부의 전교조 사이의 골은 깊지만 두 사람의 대화가 계속될 수록 문제해결 전망은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날 교육부에서는 오 장관외에 이천수차관 박용전 장학편수실장 허만윤 교직국장,전교조측에서는 정 위원장과 유상덕 수석부위원장(46) 이영주 사무처장(40)이 대화상대로 참석했다.<김현수·여동은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