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은 지났다. 하지만 범국민 식수기간은 오는 20일까지다. 산림청이 주관하는 올해의 식수기간(3월21일∼4월20일)에는 전국 3만1천6백㏊의 산에 7천9백만그루의 나무를 심을 계획이라고 한다. 국비와 지방비 2백90억원과 산주부담 1백35억원을 합쳐 4백26억원이 투자된다.광복후 미 군정시절인 46년에 식목일을 제정,서울사직공원에서 그해 4월5일 첫 식목일 행사를 했다. 그후 48년째 계속돼온 범국민 식수운동의 전개는 국민들에게 조림녹화의식을 고취시켰다. 이 땅의 헐벗어 보기 흉했던 민동산에 푸른 옷을 입혀 놓는데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산림청의 집계로는 1∼2차 치산녹화계획기간(73∼87년)에 3백88만5천㏊의 산에 조림을 해,95%의 녹화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돼있다. 88년부터는 산지자원 10개년 계획에 착수,산림자원 조성도 상당해졌다는 평가다.
그 평가의 근거는 이렇다. 한일합방 당시인 1910년대 우리의 살림축적량은 ㏊당 40㎡였다. 상당히 울창했었다는 기록이다. 그후 일제의 남벌과 6·25전쟁으로 인한 혹독한 산림피해 그리고 전후 50년대말의 도벌로 큰산 깊은 골을 빼고는 대부분의 산들이 알몸을 드러낸 흉한 몰골로 황폐화했다.
그리하여 60년대초 ㏊당 9.5㎥로까지 최악에 달했던 우리의 산림축적량이 치산녹화와 산림자원화 정책의 덕분으로 91년말 ㏊당 40㎡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한일합방 당시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산림자원 부국들을 따라가려면 빈약하기 그지없다. 독일의 ㏊당 2백66㎥,인도네시아의 1백65㎥,일본의 1백13㎥,미국의 78㎥에 비하면 우리는 아직 멀었다.
더욱이 헐벗었던 산에 옷을 입히는데만 치중하는 속성수와 비경제성 수종위주의 녹화역점의 조림정책의 진짜 결실은 겉에 나타난 「푸르름」만큼 내실하지 못하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국토의 65%가 산지인 나라의 목재자급율이 13% 밖에 안된다는게 말이나 되는가. 지난해에도 1천8백98만달러(1백51억8천만원) 어치의 원목을 수입해야 했다. 올해는 그보다 더 많은 2천90만달러(1백67억2천만원) 어치의 나무를 외국에서 사들여야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우리 산림정책의 허가 어디에 있다는 것을 사실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범국민 식수기간에 「한그루 나무심기운동」을 언제까지 그냥 펴고만 있어도 좋을 것이냐를 정책 당국자들은 국가경영 차원에서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됐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말이 좋아 전국민들의 「한그루 나무심기」이며 「경제임업」으로의 정책전환이지,실제는 그렇지가 못하다. 70년대부터 계획조림을 했다고는 하지만 30년이상 조림한 3백88만5천㏊중 살아남아 있는 조림임야는 63%인 2백45만7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전산판을 놓고 보면 인공조림 면적은 31%가 될까말까 하다.
나무를 심어 팽개쳐놓고 가꾸지도 않았으며 식재면적 자체가 태부족인 상태에서 인재자급을 바란다는 것부터가 부질없는 소망이라는 것을 알때가 됐다는 말이다. 새롭게 대처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산림입국,더 나아가 목재를 자급자족하고 남아서 수출까지하는 산림부국의 꿈을 실현할 수는 없다. 우리 국토의 토양과 기후조건에 맞는 경제수종을 개발하고 환경보전 차원의 산림보전을 하기 위해서 그 중대한 일을 힘없는 산림청이 알아서 하라고 방치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통치권 차원에서 산림정책을 다시 세우고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이 또한 「김영삼 새정부」가 새롭게 도전해야할 미개발부분의 하나라는 것을 빨리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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