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많은 국민들은 야당,특히 제1야당인 민주당의 재산공개에는 성실성과 진실성이 어느정도 담보되고,또 땅투기와 불법,탈세 등 반국민적인 행태는 훨씬 적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무너지고 말았다. 아예 재산을 축소·은폐 및 고의적으로 누락시킨 경우도 있고,무연고지에 처와 자녀명의로 토지를 사재거나 개발예정지역의 땅을 매입하는 등 투기와 부정축재 의혹이 짙은 것이다. 이런 짓을 해서 재산을 긁어 모았으면서도 국회의원직과 당요직을 지키면서 국민을 위해 「계속 봉사하고 대변」하겠다는 것인지 본인들에게 반문하고자 한다.야당이 내부에 부정과 부패의혹을 간직한채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고 수권능력 역시 키울 수 없음을 두말할 여지가 없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김영삼 새정부가 평소 야당 주장보다 한술 더뜬 개혁을 추진하고 있음을 감안해서라도 야당은 새로 태어나는 자세로 엄격한 자기정리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시간이 한두달 걸리더라도 모든 의원들의 재산상황을 당내외의 유관기구를 통해 정밀 실사를 하고 그 결과 재산을 거짓 공개하거나 축소·은폐하고 축재와 투기,탈세,불법이 드러날 때에는 해당 의원들을 출당과 당직박탈 등 중징계하는 한편 국회윤리위에 회부하여 의원직 제명 등의 처벌을 받도록 앞장서서 추진해야 한다.
국민들은 민주당이 앞서 정부의 장차관급과 민자당 의원들의 잇단 재산공개가 축소·은폐된데다 기껏 빼고 감추고 난 재산마저 가장 적은 액수로 산정했다며 「허구에 찬 정치쇼」라고 공격했음을 기억하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은 그같은 시행착오를 하지 않기 위한 공청회를 열고,성실한 신고방법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들어 독자적인 공개요강까지 만든 것도 알고 있다. 공개의 진실성과 재산형성과정의 솔직한 공개절차를 담은 요강대로 한다면 거의 80∼90% 완벽한 공개를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다수 의원들의 진실성이 의심스러운데다 지금까지의 불법과 탈세와 땅투기 등의 의혹이 여당 의원들을 뺨칠정도라는데서 국민들은 오히려 깊은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 개발예정지 땅을 모아 「벌집」을 운영하는 집세꾼,재산을 수십분의 1로 축소,누락시킨 학원재벌들,6세된 손자이름으로 임야를 등기하고,또 국가봉급이 뻔한 예비역 장성출신이 출처불명의 막대한 자금으로 빌딩과 토지를 매입하며,많은 의원들이 「노후대비」라는 이름아래 무연고지역에 땅을 보유한 것 등 떳떳치 못한 축재투성임이 드러난 것이다.
하기야 민주당뿐인가. 국민당 의원들이 밝힌 내용도 거짓과 위법의 냄새가 물씬 풍기고 있다. 6공때 노태우대통령의 측근으로 한때 기세등등했던 월계수의 핵심인 박철언의원의 공개내용은 의혹투성이이다. 과연 이것이 참으로 전부인가. 새로운 단 1백만원짜리의 동·부동산이 밝혀질 경우 국가에 헌납하고 의원직을 사퇴할 각오와 책임성을 지니고 있는지 모든 의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오늘같은 개혁시대에 야당은 이런 엉거주춤한 자세로는 존립할 수 없다. 가혹할 정도의 자기 정화를 해야만 입지와 발언권과 수권능력이 강화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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