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소리듣기보다 퇴장 선택『지난 1년간 너무 많은 실망을 했고 정치라는 마당이 결코 나 같은 사람이 발붙일 곳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 감히 스스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합니다』
국민당내에서 최대 재력가로 알려진 정주일의원(53·경기 구리)이 6일 돌연 자신의 재산을 공개한 뒤 의원직을 사퇴했다.
코미디언 출신인 정 의원은 이날 상오 국회의원회관에서 자신의 지난 1년동안의 정치생활을 마감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내내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숱한 화제를 뿌리며 정계에 데뷔했던 정 의원이 1년여의 「정치방황」 끝에 연예인 이주일로 다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정 의원은 그러나 이날 정치를 떠남으로써 재산공개 「의무」가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재산을 공개,공인으로서의 마지막 의무를 다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정 의원은 『당적을 옮기며 「철새 정치인」이라는 소리를 듣기보다는 「한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진정한 정치인의 도리』라고 나름의 퇴장 소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의원직 사퇴결심은 언제쯤 하게 되었나.
『대선 직후부터 정치에 회의를 느꼈다가 지난 1월께 사퇴를 결심했다』
재산관리 차원에서 의원직을 사퇴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의심을 살 것 같으면 내가 이런 식으로 재산공개를 한뒤 의원직 사퇴를 하겠는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지난 대선때 김영삼대통령에 대해 비난을 많이 했는데.
『마찰관계 같은 것은 전혀없다』
정주영 전 국민당대표와는 어떻게 지내는가.
『지난 2월 미국에 다녀온 뒤 청운동자택으로 정 전 대표를 찾아가 한번 만나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정 전 대표에게 의원직 사퇴결심을 밝혔더니 「어렵게 국회의원이 됐는데 그냥 계속하라」고 말하더라』
정치활동을 하면서 경비는 얼마나 들었다.
『의원활동하는 경비로 한달에 1천5백만∼2천만원가량 들었다. 그래서 정치는 돈 있는 사람이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연예활동을 재개할 것인가.
『좀더 생각해 본 뒤에 결정하겠다』<권대익기자>권대익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