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휴대않고 완벽통제… 거부감 없애지난 3∼4일 이틀동안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은 「정상경호」의 진수를 보여주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는 문민시대의 대통령경호에 새로운 패턴을 모색중인 우리나라에도 참고가 될만하다. 다음은 이번 정상회담을 취재한 정일화특파원의 현지 보고.<편집자주>편집자주>
지난 3일동안 더러는 경찰복장을 한채,더러는 귀에 무전기 리시버를 꽂은채 평상복 차림으로 밴쿠버 시내를 서성이던 경호대원들이 4일 일제히 철수하자 밴쿠버 시내가 텅빈듯 온통 스산한 느낌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아무런 불상사없이 성공시키는데 커다란 역할을 한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캐나다 경호팀.
이들은 첫째 양측 경호원에게 총기휴대를 금지시키고,둘째 회담장 주변에서 사람들의 보행을 빠르게 유도함으로써 완벽한 경호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캐나다법에 따라 이번에 일체 총기반입을 금지했다.
적어도 「법적으론」 옐친 경호원이든 클린턴 경호원이든 밴쿠버회담에서는 총기를 소지하지 않았다. 한 백악관 경호원은 『만일 총격전이 벌어지더라도 미국 경호원은 뒷짐만 지고 있을 것인가』라는 물음에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며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위협경호나 무장방어에 중점을 두지 않는 캐나다 경호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자연 빨리하게 하는 것이 비법으로 돼있었다.
컨벤션센터에서는 기자,공무원,관게요원을 백악관 출입증과 같은 믿을만한 신분증에 근거하여 현장사진을 찍어넣은 신분증을 발행해 목에 걸고 다니도록 했다.
모든 방문객들은 일단 컨벤션센터의 기자실 방문실 등의 널따란 장소로 들어간후 그날 행사일정에 따라 현장 기자회견 컬럼비아대 정상회담 현장 클린턴 조깅현장 등으로 투입됐다.
우선 컨벤션센터에 들어가다보면 어느새 경찰안내원이 붙어 『이리로 오십시오』 『저리로 가십시오』라면서 빠른 걸음으로 안내를 해 뛰다시피하면서 건물내로 들어가게 됐다. 자기도 모르게 걸음이 빨라지게 되지만 경찰안내원이 하도 친절하고 멋진 안내를 하기 때문에 전혀 거부감이 없다.
모퉁이를 통과할 때마다,방문을 열고 드나들 때마다 안내원은 반드시 사진이 박힌 신분증을 얼굴과 대조해 살피는데 이것 역시 순식간이다. 이때도 『감사합니다』 『어서 오십시오』라는 말을 잊지않아 검사를 받는다는 느낌이 없다.
대학 회담장,조깅장 등의 취재는 미리 등록한 기자에게 번호가 매겨진 비표를 줘 다시 안전을 확인한뒤 버스편으로 그룹행동을 시키면서 개인행동은 일절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룹행동도 날렵한 버스,친절한 안내 덕분에 전혀 거부감을 느끼지 못했다.
이번 회담기간에 총 경호경비는 3백25만달러를 썼으며 동원인원은 모두 2천명. 털끝만한 사고하나 나지 않은채 이틀간의 회담은 막을 내렸다.<밴쿠버=정일화특파원>밴쿠버=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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