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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예상이상 경제지원 선심 의미(미·러 밴쿠버회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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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예상이상 경제지원 선심 의미(미·러 밴쿠버회담:하)

입력
1993.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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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국민투표」 승리 “실탄지원”/지역분쟁·북한 핵문제등/국제안정 동반자 재확인4일 하오 이틀간의 정상회담을 끝내면서 가진 클린턴­옐친의 기자회견장에는 시적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한마디로 오는 25일로 예정된 러시아 국민투표에서 옐친 대통령의 승리를 미리 축하하는듯한 분위기이기도 했다.

클린턴 미 대통령은 미리 준비한 성명에서 『강물이여 흘러라 흘러라』라는 미국 열혈시인 월트 휘트먼의 시를 인용했다. 『휘트먼 시인은 뉴욕 브루클린 다리위에 서서 발아래로 흐르는 이스트강을 향해 「강물이여 흘러라」라고 외쳤으나 그가 그렇게 외치지 않아도 강물은 흘러갔을 터지만,시인은 그 강물의 흐름을 열정적으로 소리쳐 지지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라고 클린턴은 말했다. 러시아 민주주의가 도도한 강물처럼 흘러가는데 누가 그 강물을 막거나 강제할 수 없겠지만 미국은 휘트먼처럼 러시아의 민주화 흐름을 소리쳐 지지한다는 뜻이었다.

백악관이 기자들에게 회담후 배포한 양국 합의문 내용에 의하면 이번 밴쿠버회담 결과는 하나부터 열까지 옐친의 당면과제인 25일 국민투표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칠만한 내용으로 돼있다.

첫째 경제지원액수가 비교적 예상보다 많은 16억달러이다. 회담 시작전만하더라도 이번 회담에서 클린턴이 건넬 경제지원액은 최고 10억달러,최소 4천만달러 정도에 불과했다.

둘째는 이 16억달러가 옐친의 표밭을 향해 배정돼있다는 것이다. 두정상의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상오 9시30분(현지시간)에 가진 실무브리핑에서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 닉 번스는 16억달러 원조가 당장 내일부터 러시아에 전달돼 국민들의 생활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10차례나 강조했었다.

예를들면 16억달러의 원조안에는 1억9천4백만달러어치의 무상식량원조와 3천만달러어치의 의료지원이 포함돼 있고,제대군인을 위한 4백50동의 주택건설에 6백만달러,학생·기술자·공무원 등 3천명을 대상으로 한 미 초청연수,중소기업 육성금 1억5천만달러 등이 있다.

학생·노동자·군인 등이 바로 미군원조의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셋째는 옐친은 미국으로부터 다급한 경제원조를 받으면서도 이번 경제원조가 「미·러시아의 구체적인 경제협력」이며 「미·러시아 두 강대국의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열 것」이라는 등의 표현으로 체면을 손상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클린턴은 물론 16억달러 이외에 1994 회계연도중 7억달러를 추가로 원조할 것과 오는 7월의 동경 선진 7개국 정상회담을 통해 막대한 규모의 경제원조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우크라이나·벨로루시·카자흐의 핵처리문제,북한의 핵무기개발문제,유고사태 해결을 위한 러시아정부의 역할은 일단 옐친이 4월25일의 국민투표에서 승리한후 재정비할 수 있는 문제의 비중으로 다뤄졌다.

결국 옐친과 클린턴은 멀루니 캐나다 총리의 주선으로 16억달러짜리 러시아 선거운동을 화려하게 벌인 셈이다.

그러나 러시아 국민투표에서 선거운동의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그리고 옐친이 신임받을 경우 미국의 기대처럼 러시아가 민주화 시장경제체제 구축을 이룩해 다양한 국제분쟁 해결에도 새차원의 협력자역을 해낼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밴쿠버=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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