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킹목사 서거 25주기/다시 술렁이는 LA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킹목사 서거 25주기/다시 술렁이는 LA

입력
1993.04.06 00:00
0 0

◎흑인들 “인종갈등 나아진 것 없다”흑인 인권운동지도자였던 고 마틴 루터 킹 목사 서거 25주기와 지난해 4월 LA사건의 도화선이 됐던 로드니 킹 사건의 제2심 평결을 앞두고 LA 흑인거주지역이 술렁이고 있다.

킹 목사의 비폭력사회발전센터가 위치한 조지아주 아틀랜타시에서는 4일 그의 가족과 제시 잭슨 목사 등 미 인권지도자들이 모인 가운데 숭고한 「킹 목사의 꿈」을 기리는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기념행사는 특히 로드니 킹 사건과 맞물려 다시 한번 미국사회가 안고 있는 흑백 인종간의 대립구조를 재조명하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끌었다.

킹 목사의 미망인 코레타 킹 여사는 이날 『인종문제로 인한 편협한 인간간의 대립과 폭력적 저항에 맞서 범세계적 인권운동은 또 다른 전환기를 맞고 있다』면서 『흑인들은 아직까지 경제적으로 인종차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흑인의 실업률이 백인보다 현재 3배가량 높고 자녀들의 교육수준도 백인들과 현저한 차이가 있어 다음세대에 범죄·마약 등을 대물림하는 과정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뉴욕타임스와 CBS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에 의하면 미국사회속에 팽배한 흑백간의 인종갈등이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의하면 킹 목사가 암살된 지난 68년이후 「인종인권문제가 더 악화됐거나 비슷하다」고 말한 흑인 응답자가 66%,백인 응답자는 52%였으며 「다소 나아졌다」고 보는 흑인은 27%,백인은 38%에 그쳤다. 이는 25년이 지난후인 현재에도 킹 목사의 꿈은 아직도 실현되기는 커녕 벽에 부딪쳐있음을 말해준다.

한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는 이날 제2의 LA폭동을 유발할 수도 있는 흑인 로드니 킹 구타사건의 평결이 빠르면 이번주내 있을 것으로 보고 클린턴 대통령과의 긴급회담을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LA시민중 67%는 지난 92년과 같이 피고인 4명의 「백인 폭력경찰에 무죄평결이 날 경우 또다른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최근 여론조사결과에서 나타났다. 이에 대비,LA 치안당국은 이미 비상경계태세에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당국은 존 데이비스 담당 판사에게 배심원 평결이 나오더라도 경찰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발표를 24시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지난번 폭동이 가장 심했던 지역들은 원천 봉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 흑인 인권지도자들은 미국사회가 인종갈등에 대해 단기적인 처방을 해온데 대해 분개하고 있다.

그들은 클린턴 정부가 경제적으로 소외된 흑인사회에 대한 투자에는 소홀하면서 러시아나 동구 공산권 지원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장학만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